"동료시민의 역설?"...'중도층' 못잡은 한동훈 비대위

입력 2024-01-0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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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민주 격차 7.9%p로 벌어져
서울·수도권, 20·30세대 등 중도층서 하락
김건희 여사 특검 거부 영향
韓, 특검 수용 불가 입장 고수

▲[원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호텔인터불고 원주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1.08. bjko@newsis.com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중도층 표심 잡기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4~5일 조사, 1003명 대상)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보다 1.5%포인트 떨어진 36.6%, 더불어민주당은 0.9%포인트 오른 44.5%로 집계됐다. 양당 격차는 5.5%포인트에서 7.9%포인트로 ​벌어졌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중도층으로 분류되는 서울·수도권이나 20·30세대에서 떨어졌다. 인천·경기(6.1%포인트↓), 서울(2.9%포인트↓)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2.7%포인트↓)에서도 떨어졌다. 특히, 20대(4.2%포인트↓), 30대(3.9%포인트↓)에서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대구·경북(3.7%포인트↑), 60대(3.8%포인트↑) 등 지지층에서는 올랐다. 또 대전·세종·충청(14.4%포인트↑)에서 유독 큰 폭의 상승을 이뤘는데, 여권 관계자는 "충청 민심은 선거철에 변화 기복이 큰 지역이라 아직 컨벤션 효과가 유지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거부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분명히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어떤 시각들, 부정적 시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을 잠재울 수 있는 보다 뚜렷한 뭔가가 있어야 된다, 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을 '리스크'로 본 것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났다. 같은 날 공개된 리얼미터(2~5일, 2016명 대상)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조사보다 1.5%포인트 내린 35.7%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1.2%포인트 상승한 60.8%였다. 국민의힘 지지율과 마찬가지로 중도층 성향의 20대에서 긍정 평가가 5.4%포인트(30.2%→24.8%), 30대에서 5.2%포인트(33.6%→28.4%) 떨어졌다. ​

이에 인재 영입 등 당의 외연 확장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 출신 5선 이상민 의원과 정성국 전 한국교총 회장, 박상수 변호사 등을 영입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영입 인재라고 발표하는데, 누군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한 여권 관계자는 "본질은 바뀌지 않은 채 사람만 바뀌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가족을 위한 거부권 행사가 '이해충돌'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민주당이 이해충돌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그는 "대장동 특검이야말로 자기 당 대표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방탄특검"이라며 "그런 방탄 특검을 당 차원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이해충돌이라고 국민들이 생각하실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의 이러한 입장을 두고 당내 의견은 갈린다.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언젠가 한 번은 윤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반면 여의도 소식에 정통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밑에서 검사 생활을 해왔던 사람이다. 절대 배신할 수 없다"고 확언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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