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오름세 지속시 금융시장 개선 효과 반감
최근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미국 채권가격 하락이 위험자산 선호를 더욱 자극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기존의 이머징 마켓과 원자재 투자는 물론 이머징 채권으로도 자금이 스며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머징 마켓으로의 자금 유입이 위험선호 증가에 기인하고 있고 이러한 국내 풍부한 자금 유동성은 국내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실제로 국내증시의 경우, 이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유동성 장세 지속에 따른 반등세 지속 논리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고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에 대한 지속 매수의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달러화 약세와 미국 채권금리 상승이 이머징 채권금리와 미 국채금리 간 스프레드 감소로 이어지며 이머징 채권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는 과거 신용 채권과 정부 채권간 신용 스프레드간 축소 양상과 흡사한 모습이다.
따라서 이머징 주식은 물론 이머징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의 도화선이 될 것인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의 최근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반면 채권형펀드로의 자금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국내 채권형펀드로 지난 4월 이후 무려 5조원이 유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펀드 플로우를 살려보더라도 신흥지역 펀드의 경우, 유입 규모는 다소 주춤하나 지난 2007년 8월 이후 최장인 12주 연속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즉, 이머징 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경기회복 기대감과 풍부한 유동성과 맞물려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문제는 위험자산의 범주에 이머징 마켓외에도 원자재가 함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의 예상보다 가파르게 떨어지는 달러화 가격과 예상보다 빨리 뛰고 있는 미 채권금리는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투기적 자금이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국제유가는 지난 6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 배럴당 1.23달러 오른 66.31달러를 기록, 마감가격 기준으로 11월 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WTI는 5월 한달간 무려 30% 상승했고 지난 1999년 3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을 보였다.
금값도 강세를 이어가며 온스당 10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6월물 금 선물 가격도 지난 주말 온스당 17.30달러(1.8%) 올라선 978.80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 2월23일 이후 최고 가격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수년간의 흐름과 같이 이머징 마켓 고성장에 기댄 원자재 가격 상승이 아닐 경우,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머징으로의 자금유입 수혜가 투기 수요에 의한 금융시장 회복세가 자칫,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반감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이머징 마켓 비중 확대 트렌드 속에서 벤치마크 대비 여전히 비중 축소 폭이 큰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자금 유입 관성은 당분간 유지될 공산이 높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원ㆍ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마저 제한된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의 반등이 강화될 경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이머징 국가 대비 한국의 선호가 떨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