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 향상ㆍ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
“코스닥시장 평판의 문제로 귀결될 것”
연말·연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다수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 상장을 앞두고 있다. 특히 HLB까지 이전상장 대열에 합류하면서 총 시총 35조 원 규모가 코스피로 빠져나가게 될 전망이다. 이에 코스닥 시장의 매력이 점차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닥 시총 4위인 포스코DX는 내년 첫 거래일인 1월 2일부터 코스피 시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 10월 주권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제출한 이후 12일 코스피 이전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포스코DX는 지난 7월부터 코스피 이전상장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당시 1만6000원대였던 주가가 현재는 6만 원대를 넘어서고 있다.
코스닥 시총 5위인 엘앤에프도 포스코DX를 따라 코스피 시장으로 간다. 10월 26일 이전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엘앤에프는 포스코DX보다 신청이 2주가량 늦은 점을 감안할 때 이달 말 심사 승인여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는 상장 예비심사 접수 후 특별한 사항이 없다면 45영업일 내에 결과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총 3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피 상장사 셀트리온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서 사라진다. 코스닥 입성 6년 만이다. 이미 18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로 28일 합병 추진 후 내년 1월 12일 통합신주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이날 시총 6위인 HLB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승인의 건’을 가결하면서 이전 상장을 확정지었다. 회사는 지난 11일부터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전자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현재 이전상장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합쳐보면 약 35조 원에 달한다. 현재 코스닥 시장 시총 1위인 에코프로비엠 시총이 30조 원임을 감안할 때 시가총액비로 약 8% 넘는 규모가 코스피 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우량기업들이 줄줄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이유는 자사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를 향상시키고,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해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또 코스피200 등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도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 상장사의 이전상장은 코스닥시장 평판의 문제로 귀결된다”며 “위험 대비 수익률이 낮고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코스닥시장의 부정적 평판이 IT·기술기업 중심 시장이라는 긍정적 평판을 압도하면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일방적인 이전상장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