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 “1회 치료에 29억원이지만, 상용화 가능성 커”

입력 2023-12-1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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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 “많은 질환 해결 열쇠” [유전자가위 FDA 승인③]

(이미지투데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전자가위 치료제 ‘카스게비(미국명 엑사셀)’를 허가하면서 다양한 질환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전문가들은 기술 연구·개발(R&D)이 지속되면 현재 1회 치료에 29억 원이라는 가격 부담도 낮아져 사용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FDA는 8일(현지시간)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스위스 크리스퍼 세러퓨틱스가 제출한 ‘엑사셀’ 유전자가위 치료제 허가 심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엑사셀은 12세 이상 중증 겸상 적혈구 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겸상 적혈구 빈혈증은 헤모글로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 염기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생기는 병이다. 적혈구가 장기에 산소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통증, 뇌졸중, 장기부전 등을 초래한다.

현재까지는 정상인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방식의 치료법이 유일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수혈받는 것이라서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며 합병증 등 부작용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일부 환자에서만 사용됐다.

엑사셀은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채취해 유전자가위로 문제의 유전자를 잘라낸 뒤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단 한 번의 치료로 영구적인 효과가 유지되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세포를 수혈받는 방식이 아니라 면역 거부 반응도 생기지 않는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치료제 가격이 지금도 비싸지만 기술 발달의 영향으로 가격 부담이 낮아지고 있다. 유전자가위 치료제도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지고 여러 국가·업체에서 적극적으로 R&D에 나서면 치료 접근성도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유전자가위 치료제는) 유전병, 만성질환 등 많은 질환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열쇠”라며 “유전자를 직접 다루다 보니 생명윤리 측면에서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과학적인 입장에서 볼 때 혁신이다. 사람을 치료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유전자변형작물(GMO)을 대체하는 등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부회장은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지원법(첨생법) 등으로 국내에서도 다양한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도전하고 있다. 환우회 등 환자단체에서 많은 목소리를 내줘서 필요성에 대해 많은 사람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충분히 미국 시장을 노크할 만큼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반면, 유전자가위 치료제를 개발할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이 부족해 제대로 된 연구를 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주혁 선천성희귀안질환환우회 대표는 “전 세계가 앞다퉈 유전자·세포 치료 분야에 뛰어들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지원은 매우 부족한 편”이라며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해도 예산과 제도에 막혀 전혀 시도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되레 뒤처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대표는 “유전자세포치료제 등 첨단바이오의약품을 실제로 환자들에게 쓰려면 임상을 거쳐야 하는데, 임상을 위한 재료비만 15억 원 이상의 금액이 필요하다”며 “연구자나 환자가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인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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