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 생방송 허용?…TV홈쇼핑업계 ‘안될 말’ [지상 중계]

입력 2023-12-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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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학회, 홈쇼핑 정책방향 세미나 개최

생방송 허용 시 송출수수료 증가…“업계 공멸”
공영홈쇼핑, 홈앤쇼핑, NS홈쇼핑 등 직격탄 우려
T커머스업계, 규제개혁신문고에 안건 제출…연내 답 예정

▲조춘한 경기과학대 교수가 13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열린 ‘소비자 후생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홈쇼핑 정책방향, 홈쇼핑 적정 수와 규제’ 세미나에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정부가 규제혁신 일환으로 T커머스(데이터홈쇼핑)의 생방송 송출 허용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TV홈쇼핑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T커머스가 생방송에 나설 경우 홈쇼핑 채널 입점 경쟁으로 인한 송출수수료 증가로 업계 전체가 공멸할 것이란 주장이다.

13일 TV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방송학회는 서울 중구 정동에서 ‘소비자 후생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홈쇼핑 정책방향, 홈쇼핑 적정 수와 규제’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서는 T커머스의 생방송 송출 허용 시 출혈경쟁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잇달아 제기됐다.

T커머스는 TV와 리모컨만으로 상품정보 검색, 구매, 결제 등을 할 수 있는 데이터홈쇼핑서비스다. TV홈쇼핑과 달리 전체 화면의 50% 이상을 데이터로 구성해야하고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이다.

발제에 나선 조춘한 경기과학대 교수는 “송출수수료가 매년 급증하는 추세는 홈쇼핑사 간 채널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따른 결과”라면서 “T커머스의 생방송 진출은 송출수수료의 추가적인 인상 요인이 되고 이는 TV홈쇼핑과 T커머스의 공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TV홈쇼핑 7개 법인 기준 송출수수료 5개년. (이투데이DB)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송출수수료는 2013년부터 작년까지 10년에 걸쳐 평균 8.2% 인상돼왔다. 특히 작년 기준 TV홈쇼핑사의 방송 매출액 대비 수수료 비율은 65.7%로 나타났는데, 4년 전인 2018년(46.1%)보다 19.6%포인트 급증했다.

특히 T커머스 생방송 송출을 허용할 경우 공영홈쇼핑, 홈앤쇼핑, NS홈쇼핑 등 공적기능을 하는 기업은 도태돼 중소기업 및 농수산물 판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조 교수는 “CJ, GS, 롯데, 현대 같은 경우에는 자금력이나 회사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돼 어느정도 버틸 여력이 되지만 공영홈쇼핑, 홈앤쇼핑, NS홈쇼핑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이는 중소기업 및 농수산물 판로 감소와 비용증가, 소비자 후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T커머스업계가 생방송 송출을 허용해달라며 제시한 법리적 근거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나왔다. T커머스의 녹화방송 규정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인데, T커머스업계는 가이드라인이 법적 근거가 없는 불합리한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상일 인천대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세부 금지사항들을 공정거래법이 관할하고 있는 법률안에서 다 못 담다 보니 하위 시행령이나 시행 규칙,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세부적으로 규율을 하고 있다”면서 “텔레비전 방송과 데이터방송은 현행 방송법상 정의 규정에 따라서 다르게 정하고 있고 과기정통부에서 마련한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세부 내용을 규율하고 있는데 이게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주장은 법리적인 오해가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T커머스의 생방송 송출 허용은 최근 수년간 홈쇼핑 정책 주요 쟁점으로 거론돼오다 올해 본격적으로 업계 간 갈등으로 번졌다. 2월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혁신추진단과 과기정통부가 정체된 홈쇼핑 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규제혁신 일환으로 T커머스 생방송 송출 허용을 검토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는 규제 해소 건의를 규제개혁신문고에 제출한 상태다. 규제개혁신문고에 제출한 건의 안건에 대한 답변은 연내 나올 예정이다.

T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17개 채널 중에 T커머스 겸영 포함 12개 채널을 가지고 있는 TV홈쇼핑 사업자들이 규제 해소를 반대하고, 시청권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T커머스업체는 영업이익이 좋지 못해 황금 채널에 들어가서 TV홈쇼핑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송출 경쟁을 하는 게 오히려 더 역효과”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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