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외환시장 안정에 왜 중요한가?

대외 경쟁력을 평가하는 척도인 환율과 밀접한 연관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발표한 4월 국제수지 동향이 보여준 것은 경상수지 흑자가 석달째 지속되면서 외환시장의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4월 경상수지가 42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함에 따라 외환 수급 면에서 국내 외환시장 안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지난해를 되돌아 보면 경상수지 흑자가 왜 중요한지 이해 가능하다.

지난 2007년 12월부터 2008년 9월까지 한국의 경상수지는 누적으로 147억6000만 달러 적자였다. 한국은행은 당시 환율 하락을 유도해 물가를 안정시킬 목적으로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외환 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했다.

이에 계속되는 경상수지 적자로 2008년 3월말 기준으로 2642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2008년 11월말에는 2005억 달러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돌이켜보면 이것이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화됐을 당시 한국의 외환시장 불안을 가져온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경상수지 흐름을 국민경제의 대외 경쟁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고질적인 경상수지 적자가 금융위기와 맞물리면서 한국의 대외경쟁력을 깎아내리는 도화선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최근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한국은행은 지난해 줄었던 외환보유액을 다시 확충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외환 시장의 불안감 해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125억 달러를 기록, 국내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 내리고 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4월까지 130억달러에 달하고 외환보유고 역시 2000억 달러를 넘는 등 대외 충격에 견뎌낼 수 있는 건실한 체력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현재와 같이 지속될 경우, 원ㆍ달러 환율은 향후 추가적인 하락을 더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올초 연간 전망을 통해 환율이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올 하반기 1200원대 초반이나 1100원대 중후반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대체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국제 금융시장 여건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고 한국경제 역시 지표상으로는 금융위기로 촉발된 실물경기 침체로부터 잘 견뎌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서울 외환시장내 북핵 리스크를 포함한 제반 악재로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환율 수준을 보면, 원화가 여전히 과도하게 저평가 돼 있다고 대체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따라서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과 국내 외환시장이 더 안정된다면 원화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며 원ㆍ달러 환율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이 안정되기 위한 조건으로는 국제 금융시장 안정으로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여건이 개선되거나, 경상수지 흑자가 큰 폭으로 지속되면서 시중 달러 자금에 여유가 생기는 경우"라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은행의 해외단기 차입이 9억8000만 달러 순유입됐다는 점과 경상수지 흑자가 42억8000만 달러에 달하는 등 4월 국제수지 동향의 결과는 앞서 언급한 외환시장 안정 조건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볼 때,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외환시장 안정으로 원화는 점진적인 강세 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안정 기조가 추세적으로 정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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