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0년물 금리 역전폭 재확대…30년물 스퀴즈 우려 제기도

입력 2023-12-0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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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말부터 연말까지 30년물 발행 2.9조
연말 외국인·보험사 수요와 급증한 대차수요 감안하면 이미 1조 증발
연말까지 확대 압력 vs 추가 확대 보단 현 수준 유지

(금융투자협회)

좁혀지는가 싶던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간 금리 역전폭이 재확대되는 양상이다. 기획재정부가 부랴부랴 12월 국고채 발행 물량을 늘려주긴 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을 뿐이다. 채권시장 참여자들과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역전폭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부족한 30년물을 노린 스퀴즈(싹쓸이 혹은 대량 매수) 우려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이 경우 30-10년물간 금리 역전폭은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일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간 금리차는 마이너스(-)14.2bp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6일(-17.7bp) 이후 보름만에 가장 큰 역전폭이다.

30-10년물간 금리 역전폭은 지난달 1일 26.8bp까지 벌어지며 1년1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후 전달 27일 10.2bp까지 축소됐었다. 이후 나흘연속 역전폭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기재부가 30년물 경쟁입찰 물량을 10월 2조3000억원에서 11월 9000억원으로 급격히 줄인 여파다. 12월에는 1조원으로 다시 늘리긴 했지만 여전히 물량부족 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는 30년물 수급이 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10월말(11월분 30년물 발행이 10월말 진행됐음을 감안)부터 연말까지 30년물 총 발행 물량(12월 교환 예정액 포함)은 2조9220억5000만원에 그친다(11월 경쟁입찰 9030억5000만원, 비경쟁인수 5190억원, 교환 2000억원, 12월 경쟁입찰 1조원, 교환예정액 3000억원). 반면, 30-10년물 금리 역전폭 확대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10월24일부터 현재까지 외국인과 보험사의 30년물(23-7종목) 순매수 규모는 2조7388억7100만원 규모로 추정된다. 10월말 이후 30년물 발행규모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같은기간 채권을 빌리는 수요인 30년물 대차잔고가 1조8210억원 급증한 것까지 감안하면 이미 수요가 공급보다 크게 많은 상황이다.

문제는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비율(RBC) 확충 등을 위해 연말까지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는 점이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보험사는 연말을 앞두고 IFRS17 등 수요 등이 겹쳐 30년물에 대한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며 “연말 종가관리 수요와 선취매 가수요까지 겹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는 30-10년물간 스프레드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물량부족을 노린 스퀴즈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계속 매수를 하면서 30년물 수급에 대한 우려가 예상했던 것보다 크다. 10월말부터 30년물 발행물량을 외국인과 보험사의 순매수로 다 채었다. 대차잔고도 1조원 넘게 늘었다. 결론적으로 (30년물 물량이) 1조원 넘게 증발한 상황이다. 점점 30년물 스퀴즈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30-10년물간 금리역전폭이 더 확대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번 수급이 꼬이다보니 초장기물이 먼저 기준금리를 뚫고 내려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금리가 급락하면서 물량확보가 우선인 것 같다. 우량 크레딧과 공사채 등이 강한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연말 효과와 금리 급락에 따른 듀레이션 등을 감안하면 30-10년물간 금리 역전 상황이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30-10년물간 15bp대 금리역전폭이 과하다는 점에서 연말까지는 현 수준 정도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0-10년물 금리역전폭이) 조금 더 확대될 것 같다. 12월의 경우 초장기물은 국채선물 만기도래와 연말 북클로징으로 (금리)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흐름을 보면 30년물은 보험사 수요가 견조한 반면, 10년물은 미국 금리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지난달 (미국) 금리가 많이 하락하면서 연준 인사들이 이를 되돌리려 할 수 있고 FOMC도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30-10년물 금리역전폭이) 일시적으로 더 확대될 수 있겠다”고 봤다. 다만 “좀 더 확대될 수는 있겠지만 더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 수준인 –10bp에서 -15bp 사이 보합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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