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장악하는 90년대생…‘3세 경영’ 본격화

입력 2023-12-04 05:35수정 2023-12-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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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렬 농심 상무, 승진 대신 관할부서 팀장 겸임 ‘역할 확대’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본부장, 전략총괄로 승진
함윤식 오뚜기 차장, 경영 수업...장녀 함윤지 참여도 주목

▲신상렬 농심 상무, 전병우 삼양식품 전략기획본부장 (사진=이투데이DB)

주요 식품기업의 1990년대생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승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핵심 부서를 이끌며 경영 능력 입증하고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구매실에 구매전략팀을 신설, 신상렬 상무를 팀장으로 세웠다. 구매실장인 신 상무가 구매전략팀 팀장까지 겸직하며 사실상 구매전반을 총괄하게 된 것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인 신 상무는 1993년생으로, 2018년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2019년 3월 농심에 경영기획팀 사원으로 입사했다. 그 후 1년만인 2020년 대리로 승진했고 이듬해 부장으로 또 승진했다. 같은 해 11월엔 구매담당 임원(상무)로 또 승진, 원자재 수급 업무를 총괄해 진두지휘하고 있다.

다만 사내 안팎에서 주목했던 신 상무의 승진은 올해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신 회장이 장남이 관할하는 구매실에 구매전략팀을 신설, 당장의 승진 보다는 부서의 역할을 확대해 신 상무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기회를 제공하고 장남의 권위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 상무의 최대 미션은 ‘원자재 수급관리’를 통한 영업이익률 증대가 될 전망이다. 최근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심화하고 있어, 그가 어떤 복안을 낼지 주목된다. 지난해 농심의 매출은 3조1291억 원, 영업이익 1122억 원으로 각각 17.5%, 5.7% 올랐다. 직전 해에 신 상무가 구매실장에 부임한 만큼, 그가 호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농심이 2021년 8월, 지난해 8월 두 차례 가격인상을 단행한 만큼, 신 상무의 기여도가 미미하다는 평가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영업이익률은 추락세다. 2020년 농심의 영업이익률은 6.07%였지만 2021년 3.99%, 2022년 3.58%로 계속 줄고 있다.

또 다른 90년대생 오너 3세인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의 전병우 상무도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어 성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 상무는 1994년생으로, 삼양식품 창업주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장남이다.

전 상무는 신 상무와 같은 대학인 컬럼비아대를 졸업했다. 2019년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한 이후 2021년 삼양식품 전략기획부문장을 거쳐 전략운영본부장에 올랐다. 10월 임원인사에선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또 콘텐츠업체인 삼양애니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올해 9월 삼양식품 새 비전 선포식에서 처음 언론에 얼굴을 드러낸 그는 신제품 개발과 삼양애니 콘텐츠 강화에 적극적이다. 또 기업 이미지(CI) 리뉴얼을 추진하고 라면 태스크포스팀(TF)을 신설해 ‘맵탱’ 브랜드 제품 기획과 네이밍, 디자인 등을 이끌었다. 특히 맵탱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300만 개 돌파 성과도 냈다. 전 상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삼양식품을 비롯한 계열사 전반에 걸쳐 미래 먹거리 육성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업계 분석이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안경 낀 인물)과 그의 장녀 함연지 씨, 함연지씨 남편 가족사진. (사진=함연지 인스타그램)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남인 함윤식 씨도 2021년 오뚜기에 입사, 현재 경영관리부문 차장으로 있다. 1991년생인 그는 아직까지 일반에 노출된 바 없다. 하지만 타 식품사 오너 3세 전례에 따라 고속 승진 여부가 주목된다. 뮤지컬 배우로 유명한 함 회장의 장녀이자 함 차장의 여동생 함연지 씨도 조만간 오뚜기 경영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함 회장이 사돈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다. 김 부사장은 함연지 씨의 시아버지다.

오뚜기 관계자는 “현재 오너 3세에 대한 임원인사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함연지 씨도 남편이 유학 중이라, 함께 미국에 간 것으로 안다. 경영 참여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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