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통합구매 이어 건설부문 통합 움직임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2001년 전력산업구조개편 방침에 따라 분할된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이 재통합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은 오는 2016년까지 발전소 건설물량에 비해 건설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설인력 효율적 집중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부터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건설부문 인력 효율적 집중화 방안은 건설부문 인력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과 전문건설회사 설립 방안 등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특히 발전회사간 인력교류의 경우 당장 시행하는 것은 어렵지만 제도보완을 통해 단기간에 시행이 가능한 반면 전문건설회사 설립은 발전소 건설 후 이관에 따른 회계적·법적 검토 등의 문제가 있어 중장기적 시각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전사 관계자는 "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현재 계획된 발전소 건설물량을 소화하기에는 건설부문 인력이 매년 수백여명씩 부족한 상황"이라며 "급한데로 부족한 건설인력을 상호 업무 교류방식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전문인력 부족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발전회사 전체 예산 중 60~70%를 차지하는 연료부문 통합에 이어 건설부문까지 합쳐질 경우 사실상 '발전자회사의 재통합'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전은 지난 2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제출한 '발전연료 통합구매 추진현황' 내부 보고서를 통해 발전 분리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고 국제 환경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분할 발전회사의 한전으로의재통합' 방안을 마련했다.
김쌍수 한전 사장도 발전자회사 재통합과 관련 "민영화를 전제로 자회사들을 분리했는데 민영화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다시 통합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건설부문 통합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됐던 시점이 연료통합구매가 논의됐던 지난해 11월부터였다는 점도 '재통합론'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에서 원료 통합구매 뿐만 아니라 건설부문까지 큰 틀에서 재통합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발전자회사의 부분 혹은 전체 통합을 이끌어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통합으로 비용 절감 뿐만 아니라 '바잉파워'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측 입장이 확고해 발전자회사의 재통합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한전 일부 직원들이 끊임없이 재통합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구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원자재 공동구매 등은 추진할 수도 있겠으나, 발전 자회사 재통합 등 한전을 예전처럼 되돌리는 구조 개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