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빠르게 대응하라" 은행권 책무구조도 도입 준비 '활발'

입력 2023-11-27 05:00수정 2023-11-2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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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통과땐 내년 6월 은행 적용
사전 시뮬레이션·기준 마련 분주
27일 은행장 간담회서 상황 점검

금융사고 발생 시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을 묻는 ‘책무구조도’ 도입이 속도를 내면서 은행권이 대책 마련에 서두르고 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금융사 임원의 내부통제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은행권이 준비상황 점검에 돌입했다.

26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와 은행권은 책무구조도 초안 작성에 들어갔다. 일부 은행의 경우 이미 컨설팅을 진행하는 한편,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대비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27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책무구조도 도입을 위한 준비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국회 정무위는 21일 법안심사제1소위를 개최하고 발의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대신해 정무위원장 대안을 통과시켰다. 연내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내년 6월부터 금융지주와 은행에 개정법이 적용된다.

책무구조도가 최종 국회 문턱을 넘으면 금융회사 임직원의 횡령·배임 등의 사고에 대한 CEO의 책임이 강화된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비롯해 임원별로 담당하는 내부통제 업무가 법적 근거에 따라 명확하게 규정되는 것이다.

은행권은 법 통과에 앞서 이미 자체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영국, 싱가폴 등 금융 선진국의 제도를 참고해 금융사 임원의 담당업무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발표했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책무구조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선제적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신한금융은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면 금융소비자보호가 강화되고 이에 따라 고객의 신뢰를 얻게 된다는 진옥동 신한금융의 회장의 소신을 반영해 법령 통과 후 조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금융지주와 함께 금융위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 및 지배구조법 개정 이슈 등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책무구조도 도입 설명회 등을 운영했다. 현재 내부통제제도 개선 컨설팅을 추진 중이다. 향후 내부통제 제도개선 TFT 구성 등을 통해 경영진과 직원 스스로가 ‘내부통제 주체’라는 인식변화를 위해 책무구조도 조기도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TFT구성 및 컨설팅업체를 선정해 책무구조도 도입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컨설팅 회사의 자문을 받으며 책무구조도 도입을 준비 중이며 관련 법이 시행되는 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도 책무구조도 도입 일정에 따라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지주와 은행은 1단계, 보험은 2단계, 여신업권은 3단계로 적용 시점이 다르다. 보험의 경우 2025년 이후 적용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단계로 적용되는 은행도 아직 준비하는 과정에 있는 만큼 상황을 봐가면서 준비 단계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책은행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법안 통과에 대비해 사전 준비에 한창이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도입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단계”라며 “법안 통과에 맞춰 도입 시점과 법적 근거에 맞춰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도 책무구조도 사전 도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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