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의 오랜 관행이자 제약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는 병의원에 대한 제약사들의 리베이트가 아직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6일 KBS 시사기획 쌈은 ‘접대, 그 은밀한 거래’편을 통해 제약사의 병의원 리베이트에 대한 실체를 집중 보도했다.
이날 방송을 통해 공개된 한 중견제약사 영업사원의 내부문건에 따르면 이 제약사가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돼 있는 병의원은 모두 1700여곳으로 액수로는 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병원의 경우에는 매달 2천만원이 넘는 돈을 리베이트로 받기도 했다.
특히 공무원 신분인 보건소의 공중보건의들 일부도 20% 전후의 리베이트를 현금이나 상품권 등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방송을 통해 본 제약사의 리베이트는 약값의 20%에서 최대 50%까지 이뤄지고 있었고 세미나, 회식비, 골프를 빙자한 접대 방식 등으로 다양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불공정행위가 제약업계의 관행으로 자리 잡은 상태라 주는 영업사원이나 받는 의사나 별 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방송에서 한 영업사원은 일부 원장이나 의사들의 경우는 리베이트를 거부하지만 경험상 이는 5%미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도 사회적 기업으로 유명한 유한양행이 리베이트 목적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기도 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3차 리베이트 조사를 마치고 조만간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파문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제약사의 병의원에 대한 리베이트가 제약산업의 불공정행위이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리베이트 비용이 약값에 반영돼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상위제약사 마케팅담당 임원은 “최근에 업계에서 리베이트 문제의 심각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어 회사차원에서 공정거래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사CEO들이 지난 3월31일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자정대회를 갖는 등 제약업계 차원의 리베이트를 없애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정부도 리베이트 근절 의지가 강해 제약산업의 오랜 걸림돌이 제거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