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고금리에도 급전 더 땡겼다…마통 한 달 새 9000억 ‘↑’

입력 2023-11-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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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이 한 달 만에 9000억 원 넘게 늘었다. 추석, 한글날 연휴로 인한 소비 급증과 공모주 청약 등 단기성 이벤트로 인한 증가로 해석된다. 대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마통 잔액은 10일 기준 40조9424억 원으로 열흘 만에 55억 원 증가했다. 10월 말 기준 잔액은 40조9369억 원으로 전월(40조368억 원)보다 9001억 원 늘었다.

이는 올해 최대 증가폭이다. 4월까지 감소세를 보였던 마통 잔액은 5월(4647억 원) 증가 전환한 후 줄었다가 △7월(3177억 원) △8월(2178억 원)에 다시 늘어났다.

마통 잔액과 일반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1조 원 가량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예금은행의 기타대출은 1조 원 늘어난 245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타대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2021년 11월 5000억원 증가한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이다.

업계는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동안에도 마통 대출을 갚았던 차주들이 다시 대출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직전달 추석 상여금 유입에 따른 신용대출의 계절적 효과와 월초 연휴 소비자금 및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 등으로 늘면서 기타대출이 증가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통 금리는 중저신용자 고객을 위주로 ‘7%’대를 넘어섰다. 카카오뱅크가 9월 신규 취급한 마통 금리는 평균 7.41%로 집계됐다. 토스뱅크는 6.40%, 케이뱅크는 6.35%로 나타났다. 앞서 카카오뱅크의 3월 금리는 5.59%, 케이뱅크는 5.97% 수준이었다. 6개월 만에 평균 금리가 각각 1.82%포인트(p), 0.38%p 상승했다.

시중은행의 마통 금리는 평균 5% 중후반대다. 9월 신규 취급한 대출의 금리는 △국민은행 5.80% △하나은행 5.71% △신한은행 5.64% △우리은행 5.60% △농협은행 5.57%로 집계됐다. 마통 금리는 일반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을수록 올라간다. 5대 은행 중 일부에서는 신용평가사(KCB) 점수가 650점 이하인 경우 10%를 넘어 12%대까지 적용됐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예금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늘면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대규모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은 고객 수요가 많은 단기 상품 위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국내 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6개월물(무보증, AAA) 금리는 지난 10일 기준 4.103%로, 지난달 10일(4.016%)보다 0.09%p 올랐다. 은행채 6개월물 금리가 4.1%를 넘어선 것은 올해 처음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은 한도 내에서 언제든 원하는 만큼 돈을 꺼내 쓸 수 있어 일반 신용대출보다 급전을 조달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자가 높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최대 한도까지 써야 한다면 금리가 저렴한 대출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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