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기업 2파전’ 된 HMM 인수전…동원·하림 ‘실탄 마련’ 총력

입력 2023-11-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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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했던 LX 사실상 '불참' 전망…본입찰 전 관전포인트는 자본력

동원, 미국 자회사 IPO로 현금 마련
하림, 3조2500억원 자금 확보
"새우가 고래 삼키는 격" 우려 속
HMM 노조 '졸속 매각' 반대 강해

(이투데이)

LX인터내셔널이 HMM 인수전에서 사실상 발을 뺄 공산이 커지면서 식품사 간 2파전 경쟁이 유력해졌다. 본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동원과 하림은 HMM 인수를 따내기 위한 실탄 마련에 집중하며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이 매각을 추진 중인 HMM의 본입찰은 이달 23일 진행될 예정이다. 인수 의사를 밝힌 동원, 하림, LX그룹이 참여해 지난달 6일부터 진행한 실사는 8일 마무리됐다. 이후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LX인터내셔널이 인수 의사를 접으면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식품 업체인 동원과 하림은 HMM 인수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HMM 인수에 성공하면 내 마지막 꿈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고, 김홍국 하림 회장도 "해운 운송부터 식품 제조, 물류까지 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강화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올리는 데 기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HMM의 몸값은 약 5~7조 원 사이로 추정된다. 이 중 절반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한다면 인수 후보자들은 약 2~3조 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매각가가 적지 않은 만큼 동원과 하림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한 재원 마련에 나서고 있다.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경우 6월 말 기준 현금·현금성자산이 6000억 원 수준이다. 인수금융을 제외하고 2조~3조 원의 자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동원은 일찌감치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업체 스타키스트를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해 왔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전환사채(CB)를 발행해 5000억~6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스타키스트는 동원산업이 2008년 인수한 미국 점유율 1위 참치캔 업체다. 영업이익만 매년 1200억~1300억 원 수준이다.

하림 또한 팬오션 인수 때 손을 잡았던 재무적투자자(FI)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현금을 확보 중이다.

인수 의사를 밝혔을 당시 하림이 쥔 현금은 1조8000억 원가량이었는데 최근 팬오션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3조2500억 원까지 현금성 자산을 끌어올렸다. 팬오션이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을 1628억 원에 처분하고, 자산 유동화 등의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JKL파트너스가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도 조성 중이다.

다만 HMM 내부에서는 동원과 하림의 인수 의지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자금 확보를 위해 각종 수단을 동원한 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판단에서다. 자칫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 돼 탈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HMM 노동조합은 9일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 예비 업체 3곳은 자기자본 조달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이들은 사모펀드 등 막대한 외부 자금의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혈세로 재건한 HMM 매각은 '졸속 매각'에 불과한 국가산업적 배임행위"라며 "이번 매각에 반대하며 반드시 유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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