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북한발 악재가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경기 회복세, 금융시장의 안정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염두하고 장세 대응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원ㆍ달러 환율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소식 등 대형 악재들이 쏟아지면서 장 중 1270원대로 치솟았으나 이내 박스권으로 복귀하면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금융시장의 파장이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제 외적인 이벤트에 대한 일시적인 반응 수준에 머물렀다는 판단이 현재 대체적인 모습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견해도 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과거 1990년 이후 북한발 위기 발생 이후의 흐름을 살펴보면, 북한 관련 이슈로 경기흐름이나 금융시장의 추세가 큰 변화를 보였던 경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들은 전했다.
우선 북한이 핵무기라는 새로운 변수를 국제사회에 들고 나왔던 2002년 당시 9월 핵무기 프로그램 시인과 핵동결 해제, 원자로 봉인제거, NPT탈퇴, 원자로 제거, 연료봉 8천개 재처리 완료 발표 등 수개월 동안 북핵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박한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의 악재가 카드버블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 및 주가, 환율 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당시 주가가 한 차례 출렁이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이내 제자리로 복귀했다.
특히, 1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있었던 지난 2006년 9월~11월의 경우에도 큰 추세의 변화는 없었다. 경기선행지수의 반등세가 이어졌으며 원ㆍ달러 환율도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북한발 이벤트는 이처럼 국내 금융시장과의 단기 조정의 연결 고리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악재는 단기적으로 심리와 수급이 민감해질 수 있다는 점 이상의 지속성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따라서 북한발 악재보다는 다시 글로벌 달러화 동향 및 장중 수급 여건 등으로 초점을 이동시켜야 할 것으로 예상되나 환율은 재차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질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뉴욕증시 및 금융시장이 전날(25일 현지시간) '전몰장병기념일(Memorial Day)'로 휴장하면서 이날 현물 환율에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장중 수급 여건에 좌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 외적인 변수와 관계 없이도 환율이 그동안 높아진 하락 압력에도 1200원대 초반에서 하방 경직성을 여러 차례 시장에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달러화 저가 매수 세력도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시켰기 때문이다.
시중은행권 딜러는 "전날 1200원대 중반 박스권으로 재차 수렴하는 모습을 띠며 거래가 마감됐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며 "환율은 이날 글로벌 달러화 약세 기조 지속에 따른 박스권 하단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은행 딜러도 "북핵 악재가 국내 금융시장내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재차 국내외 월말 경제지표 발표로 이동할 것"이라면서도 "추세적으로 달러 약세 기조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환율에 가해지는 하락 압력은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국내 외환당국도 환율이 1200원대 이하로 내려가는 것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내외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환율 하락에 베팅하기는 어렵다고 보이므로 환율은 재차 제한적인 범위내에서 움직일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