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업은 中, 국내 직구시장 장악...패션까지 손 뻗는다

입력 2023-11-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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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모바일 앱 국내 이용자 수, 3년 만에 3.6배 늘며 국내 4위

1~3분기, 총 직구액 작년의 2배
여성 캐주얼ㆍ오피스룩 강화로
올해 1~9월 매출, 1년새 3배↑
티몬, 큐텐 앞세워 패션 강화 맞불

▲2023년 1~3분기 해외 직구, 나라별 상품군별 점유율 (그래픽=통계청)

올해 국내 직접구매(직구)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성장세가 무섭다. 특히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한국 직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의 기세로, 중국이 올해 사상 처음 국내 직구 시장의 왕좌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그동안은 공산품 위주였으나, 패션의류까지 중국 업체의 장악력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해외직구액은 4조7928억26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9800억2400만원) 대비 20.4% 증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2조2217억 원(46.4%)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뒤이어 미국이 1조3928억7900만원(29.1%)이었다.

올해 국내 직구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특히 압도적이다. 1∼3분기 중국발 직구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6% 늘었다. 최대 경쟁국인 미국이 9.7%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올해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연간 우리나라 직구 시장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10년 전인 2014년 연간 기준 미국발 직구액(1조1979억3200만원)이 중국(2257억8100만원)의 5배에 달하던 것과 달리, 시장 판도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중국의 국내 직구 시장 장악력은 알리의 성장세와 궤를 같이 한다. 2018년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알리는 올해 들어 ‘마블리’ 마동석 등을 모델로 앞세워 초저가를 최대 무기로 한국 직구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모바일 앱 사용자 수도 급증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알리의 모바일 앱 국내 사용자 수는 545만 명으로, 3년 전인 2020년 9월(152만 명) 대비 3.6배 늘었다. 현재 쿠팡(2862만 명), 11번가(846만 명), G마켓(636만 명)에 이은 4위권으로, 빅3 대열 합류도 머지않아 보인다.

중국 기업 핀둬둬 산하의 온라인장터 플랫폼 ‘테무’(Temu)도 한국 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고 있다. 테무 앱 이용자 수도 지난 8월 52만 명에서 9월에는 170만 명으로 한 달 만에 3배 늘었다. 테무는 ‘억만장자처럼 쇼핑하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초저가 제품을 판매해, 고물가에 가성비를 찾는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그간 한국에서 중국산 제품을 직구하려면 별도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했어야 했는데, 2018년 알리의 국내 진출로 이 불편함이 해소됐다. 특히 최근 알리가 한국시장에 1000억 원 투자를 선언하면서 배송 기간도 5일 내로 급격히 짧아졌다.

중국 직구 편의성이 개선되면서 패션의류 직구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가 아닌 이른바 ‘보세 옷’ 구매를 위해 그동안 국내 소비자는 동대문이나 국내 온라인 패션몰을 이용했다. 하지만 알 리가 올해 들어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면서 비슷한 디자인을 중국 직구로 거의 반값 이하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올해 1~9월 알리의 패션 카테고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늘었다. 전체 패션 카테고리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품목은 여성 의류이며, 캐주얼과 오피스웨어 수요가 가장 많다. 구매 연령층도 25세 이하 사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0% 급증하는 등 Z세대 유입률이 높아졌다. 이에 알리는 올 가을·겨울 의류 상품만 약 50만 개로 늘렸다.

이에 질세라, 국내 쇼핑 플랫폼 ‘티몬’도 최근 여성 캐주얼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보세 옷을 1만 원대로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평균 1만 원대 의류·잡화 직구 상품을 모은 특별 기획관 ‘데일리 클로젯’을 열었다. 남여 캐주얼 의류와 스포츠웨어, 홈웨어, 잡화 등 4000여 종을 판매한다. 특히 여성 수요층을 잡기 위해 여성 캐주얼 상품 군을 강화했다.

티몬은 알리와 직접적인 경쟁을 하기 위해 모그룹인 큐텐을 활용해 가격뿐만 아니라 배송력까지 강화했다. 큐텐이 제품 생산지인 중국에서 직접 상품을 소싱하고, 물류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의 풀필먼트 기반으로 배송함으로써 1~2주 안에 배송한다. 정성원 티몬 실장은 “국내 총 직구액에서 중국 패션 상품 비중이 약 30%를 차지하는 등 가성비 패션 직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의 '데일리 클로젯' (사진제공=티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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