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8명 "금융교육 교과서 내용 충분치 않다"[금융 문맹률 낮추자③]

입력 2023-11-02 05:00수정 2023-11-03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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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중심 금융교육 했으면"
교사들, 금융 관련 연수 미흡

‘금융문맹(financial illiteracy)’. 금융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을 글자를 모르는 문맹에 빗댄 말이다. 2023년 현재 국내 금융 소비자 대다수는 금융문맹 상태다. 금융 지식이 생존의 필수 요소라는 것은 십수 년 전부터 수없이 강조돼 왔다. 저축은행 후순위 사태, 신용카드 대란, 라임 펀드 등 대규모 소비자 피해로 필요성을 직접 체험했다. 하지만 금융에 대한 기초 지식조차 없거나 수준이 낮은 ‘돈맹(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함) ’ 상태는 여전히 세대 이전되고 있다. 이들이 자칫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경우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본지는 한국 금융교육의 실태와 문제점을 짚고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의 노력을 소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 시리즈를 싣는다.

▲BNK경남은행 금융교육 전문강사 이영동 팀장이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부자삼촌과 함께하는 동글동글 금융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BNK경남은행)

금융 교육을 진행하는 교사 10명 중 9명은 교육 내용과 분량이 미흡하다고 인식했다. 특히 교사들은 체험 중심의 금융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지만 마땅한 수단이나 교재가 부족해 애로가 많다고 했다.

1일 장경호 인하대학교 교수와 박형준 성신여자대학교 교수가 초·중·고 교사 6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간한 ‘금융교육 교사연수 및 금융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 조사’ 연구논문에 따르면 교과 과정 중 금융교육 내용 비중이 ‘미흡하다’ 또는 ‘매우 미흡하다’고 응답한 교사는 88.0%에 달했다. 10명 중 9명은 금융교육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는 애기다. 이는 ‘과다하다’ 또는 ‘매우 과다하다’고 답한 1.7%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교과서에 서술된 금융교육 내용에 대해서는 대다수의 교사들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정적인 응답이 73.7%로 긍정적인 응답인 3.0%보다 월등히 높았다.

경제를 전공하지 않고 금융 전문 강사가 아닌 일선교사가 금융교육을 맡으려면 관련부문 연수라도 받아야 하는데 이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최근 5년간 교사 한 명당 금융교육 연수는 평균 1회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금융교육을 늘리려면 교사를 위한 금융교육 연수부터 늘려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것이다.

실제 교사들은 금융 교육과 관련된 연수가 학교 수업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 금융교육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강사 양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최근 5년 간 금융교육 연수를 받은 경험이 있는 교사 중 87.2%는 학교 수업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일부 교사들은 수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로는 교과서 내용과 연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사들은 금융교육 연수를 통해 자산 관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금융 지식을 배우고 싶어 했다. 자산 관리(재테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금융 지식이 47.0%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금융교육 수업 방법이 35.4%로 뒤를 이었다. 시사적인 금융 상식과 금융 관련 이론은 각각 11.3%와 5.8%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교육 내용을 일상에 필요한 금융지식 위주로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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