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치료하고 AI로 진단하는 시대 온다

입력 2023-10-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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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기·인공지능(AI) 의료기기, 이르면 11월부터 건강보험 적용

디지털 치료기기와 인공지능(AI) 의료기기의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의료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전망이다. 이르면 11월부터 보험 적용된 기기들이 투입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기기와 AI 혁신 의료기술의 급여가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선별급여로 수가를 적용하되, 기업이 시장에서 평가받기를 원하면 비급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치료기기는 처음으로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고, 그동안 비급여로만 사용됐던 AI 의료기기는 선별급여가 신설되며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2020년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이 처음 만들어진 후 3년 만에 현장에서 적용된다. 디지털 치료제라고도 불리는 디지털 치료기기는 약물을 복용하지 않거나, 주사를 맞지 않고 소프트웨어로 병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를 말한다. 앱, 가상현실(VR), 챗봇, 게임 등이 해당된다.

국내에서는 올해 2월과 4월 에임메드와 웰트가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를 허가받았다. 그러나 허가만 됐을 뿐 도입 시기, 처방 방법, 수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다 7월 임시등재 방안을 논의했고, 이달 최종안이 확정됐다.

보건복지부는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해 정신‧만성질환 대상으로 사용이 효과적으로 관리될 필요성을 고려해 의료진에 대한 수가를 신설했다. 기기 종류 및 급여‧비급여에 선택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 수가를 보상하되, 환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급여로 적용한다.

이에 따른 처방료는 5230원, 효과 평가료는 1만 6130원이다. 효과 평가료는 의사가 환자에 처방한 디지털 치료기기의 효과가 높다고 판단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효과 평가료를 청구할 수 있다. 병원은 환자 1명당 최대 2만 1360원의 수가를 받는다.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은 선별급여, 비급여 선택에 따라 수가가 적용된다.

수가 적용이 유력한 건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 에임메드의 ‘솜즈(Somzz)다. 솜즈는 불면증 증상개선을 목적으로,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이 제품은 불면증 환자가 모바일 앱이 제공하는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6~9주간 수행해 수면의 효율을 높여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한다. 의사가 처방하면 앱스토어 또는 기업이 제공하는 인터넷주소(URL)를 통해 내려받아 인증 후 사용하면 된다,

에임메드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고대안암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신촌, 용인), 원주 연세의료원 등 6개 기관에서 사용될 예정이며 빠르면 11월 말이나 12월 초 첫 처방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이엘케이의 AI 뇌경색 진단 소프트웨어 JBS-01K 구동 화면. (사진제공=제이엘케이)

AI 의료기기는 진단 보조 성격이나 임상 현장의 활용이 필요한 기술임을 고려해 기존 수가에 10% 수준으로 가산 수가를 매긴다. 각 분야별로 임상에서 소요되는 검사 시간, 빈도 등을 고려해 수가를 결정하고, 혁신의료기기 심사․평가 과정에서 잠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경우는 가산을 추가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선별급여를 선택한 기업의 AI 영상진단이 병리검사로 쓰일 경우 2920원, 특수영상진단(MRI, CT, PET 등)은 1810원, 내시경·초음파 1180원, 기타 310원의 가산 수가가 적용된다. 기존 기술보다 정확도가 높거나 오류가 감소해 가치평가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는 해당 금액의 10~20% 수준의 추가 가산을 적용하기로 했다.

비급여를 선택하면 분야별로 AI가 적용되는 영상검사 비용의 10~30% 수준에서 상한을 둔다.

국내 AI 의료기기 중에는 제이엘케이의 뇌졸중(뇌경색) 유형 분석 솔루션 ‘JBS-01K’가 통합 심사‧평가 혁신의료기기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이 기기는 뇌 MRI 영상에서 뇌경색 병변을 검출하고 패턴을 AI가 분석해 뇌졸중 진단을 보조한다. 전국 200개 이상의 병원에 설치돼 있으며, 11월부터 현장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JBS-01K를 설치한 병원에서 환자가 동의한다면 진단에 따른 과금을 받을 수 있다. 제이엘케이에 따르면 JBS-01K는 1회 진단 비용이 대학병원 기준 MRI 8만 원, CT 6만 원이며, 회사가 50%의 수익을 가져간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가가 예상보다 낮게 측정돼 기업의 전략에 따라 선별급여와 비급여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향후 사용 현황을 관찰해 현장 의견을 수렴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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