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보좌관 1년 훑은 지역...향우회 "도의적으로 부적절"
향우회장 "돕진 못할 망정…DJ정신 훼손"
金 "출마 확정 아냐"…前보좌관 "섭섭하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초선)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강서갑 출마를 위해 지역 호남향우회에 지원을 요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강서갑은 김 의원의 전직 보좌관이 1년 이상 출마를 준비해온 지역이기도 하다. 향우회는 도의적으로 부적절하다며 김 의원이 출마할 경우 낙선 운동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의원은 전날(25일) 서울 강서구 모처에서 김진곤 강서 호남향우회장을 만나 강서갑 출마를 전제로 향우회 차원의 선거 지원을 요청했다. 이 만남은 김 의원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김 회장은 거절했다고 한다. 당장 자신의 재선이 급하다고 최측근이 훑어온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이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는 이유다. 강서갑은 김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이현주 강서미래포럼 대표(김대중재단 청년위원장)가 지난해 7월 지역 사무실을 열고 출마를 준비해온 곳이다.
김 회장은 통화에서 "이 대표도 김대중 전 대통령 사람인데 자기 보좌관을 돕진 못할 망정 스스로 출마한다는 것은 김대중 정신은 물론 정치 도의상으로도 옳지 않다"며 "김 의원의 아버지인 김 전 대통령을 욕보이는 행동이기 때문에 (도와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 그래도 나오겠다면 낙선 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원래부터 그쪽(강서) 호남향우회와 교류를 해왔다"며 "당장 무슨 답을 들으려고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한 건 아니다. 그분도 당장 뭐라고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직 보좌관이 출마를 준비해온 지역 도전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을 두고는 "아무런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며 "아직 확정한 것은 없고 여기저기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연고가 없는 강서갑에 출마하려는 이유를 묻는 말에는 "도와줄 세력이 있는 곳이 연고라고 할 수 있는데 (강서갑이) 그런 곳 중에 하나"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김 의원이 자신과 특별한 불화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어떠한 언질도 없이 총선을 6개월 앞두고 강서갑 출마를 타진하는 것이 섭섭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보좌관 퇴직 수개월 전 김 의원에게 강서갑 출마 의지를 전달했고, 격려까지 받았다고 한다. 실제 김 의원은 이 대표의 강서미래포럼 사무실 개소식에도 축하차 방문했다.
이 대표는 통화에서 "총선에 출마하고자 김 의원께 강서갑에 가겠다는 의사를 일찍 말씀드렸고,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주셨다"며 "의원실을 나가 1년 넘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상황이 돼 섭섭하고 답답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