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20병 마셔요" 연예인 술자랑, 괜찮나요 [이슈크래커]

입력 2023-10-19 15:0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소주 20병도 마셔요"

한 연예인의 주량 고백에 오늘도 찬사가 쏟아집니다. 똑같이 몸에 해롭지만 터부시되는 담배와 달리 술은 찬양(?)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공중파 방송에서는 비교적 조심스럽지만 유튜브에서 ‘술방(술마시며 하는 방송)’은 만능 치트키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사실 ‘술방’은 콘텐츠 제작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콘텐츠입니다. 제작자는 출연자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을 쉽게 끌어내 연출할 수 있고 시청자는 유명인의 신선한 모습을 보며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술=솔직함’이라는 공식에 따라 콘텐츠에서 ‘진정성’까지 묻어납니다. ‘술’이라는 소재가 가져오는 협찬이나 광고도 상당해 제작자는 제작비 부담이 줄고, 시청자는 경품이나 할인 혜택을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점점 더 다양해지는 ‘취중진담’

▲(사진출처=유튜브‘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캡처)
대표적인 채널로는 이영지의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짠한형 신동엽’ 조현아의 ‘목요일 밤’등이 있습니다. 특히, 술방 유행을 불러일으켰다고 할 수 있는 이영지의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은 가수부터 축구선수까지 다양한 출연진을 자랑하며 구독자 334만 명, 최고조회수 2147만 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술을 강제로 권하지 않는 MC 이영지의 모습과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게스트들의 모습이 균형을 이뤄 자칫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술방이 대중적으로 안착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대중은 매력적인 연예인을, 팬들은 좋아하는 연예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입덕유발 콘텐츠’로 평가되고 있기도 하죠.

▲(사진출처=유튜브‘조현아의목요일밤’캡처)
술과 음악이 만난 채널도 있습니다. 바로 ‘조현아의 목요일 밤’인데요. ‘익스클루시브 하이퀄리티 어반 원 앤 온리 뮤직 토크쇼’를 표방하는 ‘조현아의 목요일 밤’은 텐션 높은 MC, 다양한 게스트, MC와 게스트가 함께 만드는 음악이라는 신선한 조합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조현아의 집으로 게스트들이 오면 함께 술을 곁들인 대화를 나누다 그 날 떠오르는 영감으로 함께 작곡도 하고 가사도 쓰는 콘텐츠인데요. 조현아의 예능 전성기의 시작을 알린 채널로도 유명합니다.

▲(사진출처=유튜브‘짠한형신동엽’캡처)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짠한형 신동엽’은 연예계 대표 주당 신동엽을 필두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효리, 이경영, 하지원 등 다른 술방에서는 볼 수 없는 게스트들의 등장으로 시청자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세 방송 중 가장 높은 만취율(?)을 자랑합니다.

음주 가이드 라인도 유튜브 앞에선 휴짓장

그러나 ‘술방 열풍’을 향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술방이 술에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거나 음주를 조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미디어에 의해 음주장면이 빈번하게 노출되면 술에 대한 시민의 경각심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술’이 가진 단점이 상대적으로 작게 비춰지고 “취해서 그래”가 변명이 될 수 있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죠.

또한, 정부 기관이 ‘국민건강증진법’을 근거로 미디어 주류 광고 및 음주 장면 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음주 장면 시청은 음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미디어의 음주 장면을 시청한 후 술을 마시고 싶었는지 설문한 결과 약 20%(TV23%,유튜브17.9%)가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죠.

유튜브 콘텐츠들을 규제할 수단도 부족합니다. 유튜브는 방송이 아닌 정보통신 콘텐츠로 분류되기에 ‘방송법’의 적용을 받지 않죠. tVN예능 프로그램 ‘인생술집’이나 SBS ‘미운우리새끼’가 방송법에 의해 경고를 받은 사례와 대비됩니다. 물론 유튜브도 ‘정보통신 민법’에 따라 심의위원회의 모니터링 대상이기는 하지만, 불법 행위만 단속할 뿐 음주 장면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유튜브를 통해 음주 장면에 빈번하게 노출될 가능성을 낮출 수단이 현재로는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계보건기구(WTO)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과 그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를 1급 발암 물질로 분류했습니다. 술을 마시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그러나 대부분은 이를 인지하지 못합니다. 지나친 음주에 경각심을 갖고 건강한 음주문화를 만들어 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