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보령제약만 공식적으로 인수 나서
지난 21일 셀트리온이 중견제약사인 한서제약을 인수합병하기로 하면서 향후 국내 제약업계 M&A 판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셀트리온이 위탁경영하고 있는 코디너스 공시에 따르면 HS홀딩스로부터 한서제약의 지분 24%를 인수해, 한서제약을 흡수 합병한다고 밝혔다.
코디너스는 지난해 10월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있는 유방암치료제 허셉틴,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 등 모든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유통 및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한 회사다.
그러나 지난 1월 전 경영진이 구속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이 직접 회사를 경영해오고 있다.
이날 공시를 통해 코디너스 회사 관계자는 “양사 경영자원의 통합을 통해 경영 효율성 증대를 도모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며 “극대화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글로벌 전문 제약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서제약은 지난해 매출 326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을 기록한 중소제약사로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간질환치료제 고덱스가 주력품목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한서제약 인수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 유통 및 판매까지 독자적인 시스템을 마련해 향후 국내 제약업계에 큰 파란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국내 제약업계에 무르익고 있는 M&A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국내 제약사간의 M&A는 공식적으로 의사를 밝힌 제약사들과 아직까지는 인수설만 떠도는 제약사들이 있지만 이뤄진 사례는 전무하다.
지난 4월 8일 국내 상위권 제약사 중의 하나인 녹십자가 기업설명회를 통해 1000억원대의 중견제약사와의 M&A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녹십자측은 항암제와 합성신약 자체 생산시설을 갖춘 1000억원대 중견제약사와의 M&A를 통해 2011년 매출 1조원대 진입과 함께 10년내 세계 50위권 제약사로의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보령제약이 2010년 1조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1000억원 이상 제약사와의 M&A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혀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또 지난해 나란히 1000억원대 초반의 매출액을 기록한 일양약품(1146억원)과 국제약품(1216억원)이 M&A를 진행중이라는 인수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반면 다국적제약사들간의 M&A는 올해 최대 합병 뉴스였던 화이자-와이어스를 시작으로 머크-셰링플라우, GSK-스티펠(앞 회사가 인수) 등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제약사간의 M&A가 어려운 이유는 다국적제약사에 비해 오너체제인 회사가 많고 특히 오리지널 신약보다는 복제약인 제네릭 위주의 제약사들로 이뤄져 있어 보유하고 있는 의약품이 많이 겹치기 때문이다.
쉽게 얘기하면 M&A를 해봤자 그 나물에 그 밥인 셈이다. 이는 화학물 의약품 시장 세계 1위인 화이자와 바이오의약품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업계 17위 와이어스의 합병 같은 황금비율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상위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쉽게 얘기해서 M&A해봐야 이득이 없다”며 “그나마 녹십자 정도가 백신 등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유리하겠지만 다른 제약사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