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생원, 한일 우정 상징 발전 바라…약자 복지 실현"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앞으로도 공생원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는 데 앞장서는 것은 물론이고, 한일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더욱 발전하기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정부 역시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생복지재단은 복지 개념도 없던 1928년 목포 양동교회 전도사 윤치호가 설립한 호남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복지시설 '공생원'을 뿌리로 한 곳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전남 목포시 공생원 광장 일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찾았다. 기념식을 찾은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공생원에 대해 "윤치호 전도사님으로부터 시작된 이곳 공생원은 부인이신 윤학자 여사님께서 사랑과 헌신으로 4000여 명의 고아를 돌본 곳"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출신으로 윤 전도사와 결혼한 윤학자 여사에 대해서도 "국경을 초월해 타국의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길러내신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로 평가한 윤 대통령은 "힘들고 어려웠던 격동의 세월 속에서도 윤학자 여사님의 사랑은 한일 양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968년 10월 여사님이 돌아가신 후에는 윤기 공생복지재단 회장님이 중심이 돼 목포와 일본 각지에서 고아와 장애인을 돌보고, 재일동포 양로원을 운영하며 여사님의 유지를 잇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공생복지재단이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데 앞장서고, 한일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그간 강조해 온 '약자 복지' 실현과 함께 "한 사람의 국민도 홀로 뒤처지고 방치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공생복지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유엔 고아의 날 제정과 한일 우호마을 사업에 대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기 바란다"는 응원도 전했다.
이어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을 맞아 우리 모두 설립자인 윤치호 선생님과 윤학자 여사님의 따뜻한 이웃 사랑의 마음을 이 자리에서 우리가 함께 기리는 것은 매우 뜻깊고 마땅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같은 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일한 친선협회 대표단 접견 사실을 언급한 뒤 "이분들께 올해가 '김대중-오부치 선언' 25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상기시켜드리며 공생원 활동을 보고 목포에서 성장하신 김대중 대통령께서, 공생원을 일본에서도 잘 알고 계시는 오부치 총리가 있었기에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한 뒤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공생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한편 윤학자 여사는 일본에서 한국에 온 뒤 목포 정명여고 음악선생을 하다가 윤치호 전도사와 자원봉사자로 만나 결혼했다. 광복 후에도 일본에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고아들을 돌보았다.
윤 여사는 남편인 윤 전도사가 6·25 전쟁 중 행방불명 된 뒤에도 공생원에 홀로 남아 고아 4000여 명을 길러냈다. 이러한 공로로 윤 여사는 고아들의 어머니로 불리며 한일 양국 정부로부터 수훈했다. 여사의 장례식은 목포시민장으로 엄수됐으며, 당시 16만 인구의 목포시에서 3만 명이 조문했다.
윤 여사 사후 아들 윤기 씨가 이어받아 공생복지재단으로 설립했다. 그는 일본기업 지원과 일본인 성금으로 오사카, 사카이, 고베, 교토 등에 징용돼 귀국하지 못한 재일동포 고령자 시설인 '고향의 집'까지 포함해 현재 한일 양국 공생그룹 내 총 16개 시설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