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에…충전 인프라 확대 팔 걷어붙인 완성차 업계

입력 2023-10-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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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둔화 원인으로 충전 인프라 부족 꼽혀
현대차그룹, 테슬라 NACS 방식 채택하기로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에 HPC 도입 계획
BMW, 내년까지 충전기 총 2100기 구축

▲송호성 기아 사장이 12일 '기아 EV 데이'에서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공=기아)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전기차 수요 둔화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이를 직접 해결하려 나선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 성장세 둔화의 요인으로는 비싼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꼽힌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12일 열린 ‘기아 EV 데이’ 행사에서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얼리어답터들이 고민하는 단계로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가장 큰 요인은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충전의 불편함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고객들의 충전 편의성을 높이는 게 완성차 업계의 과제로 떠올랐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북미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에 테슬라의 충전 방식인 북미충전표준(NACS)을 채택하기로 한 것도 그 일환이다. 내년 4분기 이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출시하는 현대차·기아의 차량은 순차적으로 테슬라의 충전 슈퍼차저에서 고속 충전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기존의 복합충전시스템(CCS) 방식으로 생산된 전기차도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도록 NACS 어댑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충전 방식은 결론적으로 고객의 편의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테슬라가 미국에서 가장 보편화된 NACS 방식의 충전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시설 슈퍼차저. (AP/연합뉴스)

앞서 7월 현대차그룹은 5개 자동차그룹과 연합해 2030년까지 북미에 3만기의 초급속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개 자동차그룹과 연합한 아이오니티(IONITY)를 통해 현재 유럽 주요 고속도로에 2800기의 초급속 충전기를 설치했으며 2025년까지 총 7000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이핏(E-pit)을 포함해 2025년까지 3500기를 설치한다.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비교적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수입차 업계도 공공 인프라 확충에 팔을 걷어붙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고출력 충전(HPC) 네트워크’를 국내에 도입할 전망이다. 8월 한국에 방문한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그룹 회장은 충전 인프라 확대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한국에서도 HPC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HPC는 최대 400킬로와트(kW)의 충전 속도를 갖춘 벤츠의 고출력 충전기로 브랜드와 무관하게 모든 전기차 운전자가 이용할 수 있다. 벤츠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주요 시장에 1만 대 이상의 HPC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대리점과 편의시설, 주요 도로에 인접한 핵심 도시, 인구 밀집 지역 등에 고출력 충전 허브를 구축하는데 이 계획에 한국이 포함된 것이다.

▲BMW 전기차 충전 시설 '차징 스테이션. (사진제공=BMW코리아)

BMW 코리아는 최근 뉴 5 시리즈 출시 행사에서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방안인 ‘차징 넥스트’도 함께 발표했다. 내년까지 전국에 100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겠다는 내용이다.

BMW 코리아는 올해까지 1100기의 전기차 충전기 설치할 예정이다. 내년에 설치될 1000기를 추가하면 총 2100기 규모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이는 현재 한국 내 자동차 브랜드가 공급하는 전체 전기차 충전기의 50% 이상에 달하는 숫자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남균 BMW 코리아 충전 인프라 담당 매니저는 “내년 설치하는 1000기의 충전 인프라는 전량 공용 인프라”라며 “BMW 차주뿐만 아니라 전기차 차주라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 구축을 통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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