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입개편] 공통과목 수능에 ‘의대 쏠림’ 우려, 보완책 ‘심화수학’ 검토한다는데

입력 2023-10-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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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도 의대 지원 가능…‘의대 쏠림’ 심화 우려도
'심화수학'으로…“주요대·의대 선택 아닌 필수될 것”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발표에 참석해 선택형 수능 폐지 및 과목 통합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두고 공통과목 위주의 수능으로 인문계 학생들도 의·약학 계열에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보완책으로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 신설 검토를 제시했지만, 벌써부터 최상위권 필수과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2028 수능부터 국어와 수학, 탐구 영역을 선택 과목 없이 모두 공통 과목으로 치르도록 입시안을 개편한다. 현행 수능의 경우 국어와 수학은 공통+선택과목으로, 탐구영역은 여러 과목들 가운데 선택하는 구조다.

선택과목 폐지로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첫 문·이과 통합 수능이 치러지는 셈이다. 이에 의약학 계열이나 이공계열 쏠림 현상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에는 이과생들이 듣는 특정 선택과목을 듣지 않는 문과 학생들이 의약학 계열 등에 지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통과목인 기초 미적분, 확률과 통계만 공부하더라도 의학계열에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문과생' 역시 의대에 진학할 수 있게 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외고나 국제고 등에 재학 중인 문과 상위권 수험생들이 자연계열 상위권 학과에 집중 지원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국가교육위원회로 공을 넘긴 ‘심화수학’이 선택과목으로 채택될 경우, 이를 통해 수험생을 변별하려는 대학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 이에 교육부는, 수험생의 이공계 적합성을 대학이 판단할 수 있도록 2028학년도 수능부터 '심화수학' 과목을 추가 신설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심화수학이 선택과목으로 도입되더라도 공과대학 등을 중심으로 사실상 필수과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심화수학이 채택되면 주요 대학이나 의약학계열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공통 과목 위주의 수능 개편이라는 취지에도 어긋나고 사실상 이과생들에게 필수 과목이 되므로 실시하지 않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미적분, 기하 과목 등 응시를 각 대학에서 특정할 시 실질적 문·이과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또 다른 부담"이라고 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로 내신 과목이 세분화되는 만큼 심화 수학은 학교 수업에서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교육부는 “기초적으로 갖춰야 할 과학적 소양은 통합과학에서 측정하고, 심화는 내신에서 다양한 과목이 개설된다”며 “대학에서도 편식 없이 균형잡힌 관점을 갖고 들어온 아이들을 잘 기르는 게 중요하다는 관점이 있으므로 심화과학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교육분야 합의제 행정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심화수학에 대한 국민의견을 수렴·조정한 뒤, 올해 말 2028 대입개편안을 최종 확정할 때 도입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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