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국감] 파행·고성 얼룩진 첫날…또 빛바랜 '민생 국감'

입력 2023-10-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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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1호 파행' 오명…법사위선 '사법 공백' 네 탓 공방
양평고속道·가짜뉴스·文정부 통계조작…여야 전방위 격돌
행안위, '이상민 성토장'…문체위 '딥페이크' 시연 눈길

▲2023 국정감사 첫날인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석에 ‘부적격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하라!’ 피켓이 붙자 이에 항의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해 국정감사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제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첫날부터 여야가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정쟁을 거듭하며 초강경 대치 정국의 민낯을 보여줬다. 극한 대립으로 시작도 전에 파행하거나, 전·현 정부를 겨냥한 네 탓 공방에 고성이 오간 상임위도 수두룩했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내세운 '민생 국감'도 시작부터 의미가 퇴색하는 모습이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에서 국정감사가 열렸다.

국방위 국감은 '1호 파행'의 오명을 썼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국감을 앞두고 '부적격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각자 자리에 붙였고,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피케팅 중단을 요구했다. 민주당의 거부에 국민의힘이 보이콧하며 국감은 그대로 파행했다. 이 과정에서 격한 고성도 오갔다.

대법원에서 열린 법사위 국감에선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로 인한 사법 공백 책임 관련 네 탓 공방이 벌어졌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 낙마 책임은 검증단이 있는 법무부, 법무부 장관을 지명한 대통령에 있다"며 "사법부 신뢰 위기를 초래한 대통령의 잘못된 선택을 국회가 막아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코드인사·사법부 정치화로 인한 재판 공정성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임명안이 부결돼 다 가로막혔다"고 지적했다.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은 "사법부의 어려운 상황이 해소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전·현 정부 의혹·책임론 공방도 벌어졌다. 국토위의 국토부 국감에선 대통령 처가 특혜 논란이 인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의혹, 전임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은 노선 변경의 배경이 된 용역사 BC(비용 대비 편익) 분석이 조작·왜곡됐다며 원희룡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을 받는 전 정부 인사들을 거명하며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자위 국감은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에 따른 현 정부 전기료 인상 부담을 전 정부 탓으로 돌렸다. 민주당은 한전 적자는 환율·고유가 문제라고 반박했다. 방문규 장관은 "(전 정부가) 전기요금 자체를 낮게 유지해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정무위의 국무조정실 국감에서는 역대 최대 '세수 결손'에 대한 야당의 지적이 나왔다. 직전 기재부 1차관을 지낸 방기선 실장은 "거시적 변수는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산업 생산 활동 동향 등을 보면 경제는 전반기보다 하반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과방위 국감에서 민주당은 정부가 언론 장악을 시도한다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김만배-신학림 가짜뉴스 의혹'을 꺼내들며 맞불을 놨다. 행안위 국감은 오송·이태원 참사 관련 이상민 장관 책임을 추궁하는 민주당의 성토가 이어졌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의 이 장관 탄핵 관련 "내치를 담당하는 장관을 5개월 반이나 정치적 이유로 탄핵시켜 업무 공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외통위 국감에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여야 난타전이 빚어졌다. 민주당은 정부가 일본 편에서 방류를 옹호한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치적 이유로 반일 감정·국민 불안을 부추긴다고 맞받았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등판한 문체위 국감에선 가수 김광석 영상에 유 장관의 얼굴·음성을 입힌 '딥페이크' 영상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영상을 공개한 이상헌 민주당 의원은 "생성형 AI(인공지능)가 고도화돼 가짜뉴스 등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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