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실적이냐, 질적성장이냐" CEO 판단이 미래 가른다[K-보험 생존법㊥]

입력 2023-10-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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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재무ㆍ금융 전문가 전진 배치
'자산운용 능력' 척도…차별화 나서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최고경영자(CEO)의 올바른 판단이 향후 보험사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기 실적 유치에만 사활을 걸면 수년 내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건 자산운용 능력이다. 신규 계약, 자산의 투자은행(IB)화에 따른 수수료 수익 부문이 경쟁력의 척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개최한 기업설명회(IR)에서 “한국 금융자산의 양적 성장 시대는 끝나가고 있으며 금융회사들이 살아남으려면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며 “결국 자산운용 능력과 해외사업 역량에서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보험업에서 신규 계약을 취득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면서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자산운용 능력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키(Key)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험사들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을 전진 배치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은 KB금융지주 재무총괄 전무와 재무총괄 부사장 등을 거쳐 2021년부터 KB손보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도 CFO 출신이다. 여 부회장은 한화그룹을 대표하는 재무·금융 전문가로 평가된다. 2002년 한화그룹이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할 때 실무 총괄을 맡았고, 그룹에서 재정팀장과 경영혁신팀장, 전략기획실장(CFO) 등을 역임했다.

삼성금융 계열사가 최근 금융감독원장과 함께한 해외 IR에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이 아닌 자산운용을 담당하는 박종문 사장을 보낸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국내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수익률은 2~3%대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운용자산수익률은 보험사가 보유 자산을 현금이나 예금, 부동산 등에 투자해 올린 수치다. 보험사의 자산운용 능력을 살필 수 있는 대표적인 성과 지표다.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39개 보험사의 평균 운용자산수익률은 3.09%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교보생명 3.9% △삼성생명 3.5% △한화생명 3.2% 등이다. 손해보험사는 △DB손해보험 3.58% △삼성화재 2.80% △현대해상 2.76% 순이다.

0%대에 그친 보험사도 적지 않다. △롯데손보 0.28% △MG손보 0.7% △악사손보 0.73% △하나손보 0.93% 등은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기준금리가 상승함에도 불구, 성적이 지지부진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통상 금리가 인상되면 운용자산수익률도 상승한다.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 추세지만 운용자산수익률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 부문에선 안정적 수익 확보를 통해 중장기 이익 기반을 확대한다”며 “특히 현재 금리가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채권 비중을 줄이기보다는 인프라, 부동산펀드, 사모펀드(PEF) 투자 역량 강화 등 다각도의 투자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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