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손해배상금·이혼위자료도 세금을 뗄까?

입력 2023-10-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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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진 법무법인 선율로 대표 변호사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법원 판결에 따라 손해배상금을 받았는데, 여기에도 세금이 부과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금액의 성격 별로 세금이 부과될 수도 있고, 부과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과세 기준은 무엇인가요?

Q. 과세가 되는 ‘기타소득’이란 무엇인가요?

A. 우리나라에서는 소득세법에서 개인의 소득에 대해 과세 또는 비과세를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득세법 21조에서는 ‘기타소득’이라고 하여 이자소득‧배당소득‧사업소득‧근로소득‧연금소득‧퇴직소득 및 양도소득 외의 소득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복권이나 경품에 당첨돼도 세금을 내는 근거법률이기도 합니다.

기타소득에는 △상금‧현상금‧포상금 △복권‧경품권 △광업권·어업권·산업재산권 △계약의 위약 또는 해약으로 인하여 받는 위약금 또는 배상금 △소유자가 없는 물건의 점유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자산 △재산권에 관한 알선 수수료 △사례금 등 총 26가지의 소득 유형을 나열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은 사항은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의 불법행위로 손해가 발생한 이후 법원의 조정 결정 등에 따라 지급받은 손해배상금은 기타소득에 해당하나요?

A. 정답은 ‘아니다’ 입니다. 최근 조세심판원에서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받은 손해배상금은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0호에 따라 기타소득으로 과세되는 위약금 또는 배상금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심판결정문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은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를 입은 손해를 전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손해배상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겠죠.

과거 직원의 기술유출로 경쟁사에 영업비밀을 침해당한 실리콘 제품 제조·판매업체 A 회사는 합의금으로 1700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국세청은 A 회사가 받은 합의금이 사실상 ‘지적재산권 사용료’에 해당한다며, 그에 따른 부가가치세 총 30억여 원을 부과했습니다. 이에 A 회사는 국세청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A사의 손을 들어주며 국세청이 부과한 과세를 취소하라고 판단했습니다. 부가가치세의 과세 대상은 공급한 재화나 용역의 공급가액인데, 공급 대가가 아닌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은 공급가액이 될 수 없다는 것이죠.

Q.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금도 세금을 떼나요?

A.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위자료입니다. 소득세법은 열거주의로, 법에 과세 대상을 명기하고 여기에 해당하면 과세하게 됩니다. 그런데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위자료)은 소득세법 과세 대상에도, 비과세 대상에도 열거돼 있지 않습니다. 과세할 근거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명예훼손이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 또는 위자료와 같이 신분 및 인격에 대한 손해배상금은 과세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즉 생명·신체·명예·정조·성명·초상 등 비재산적 이익의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금 또는 위자료에는 소득세가 과세되지 않습니다.

Q. 이혼 위자료의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A. 이혼이라고 하더라도 위자료는 정신적 손해배상의 성격입니다. 동일한 논리로, 이혼 위자료 역시 과세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위자료로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해 주는 경우에는 주는 사람에게 부동산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Q. 이혼 시 재산분할의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A. 보통 이혼소송 시 위자료 외에 재산분할이 핵심이죠. 재산분할의 경우에도 세금은 없습니다. 재산분할은 재산형성 기여도에 따라 받는 것이므로, 정당한 자신의 몫입니다. 따라서 무상으로 받는 것이 아니므로 증여세도 붙지 않습니다. 또한 새롭게 소득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소득세도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미 혼인 중에 재산형성을 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부과받았을 것입니다. 근로·사업 소득, 저축 이자와 투자 수익, 증권과 부동산 취득에 따른 수익, 각종 상속·증여 자산 등 부부의 재산을 이루는 근간에는 모두 세금이 붙기 때문이죠. 재산분할을 하면서 다시 세금을 내야 한다면, 이중과세가 됩니다.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는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제도로서 재산의 무상 이전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재산을 빼돌려 세금을 안 낼 목적으로 거짓으로 이혼하면 과세 대상이 되긴 합니다.

Q. 뇌물도 과세 대상인가요?

A. 현행 소득세법상 뇌몰운 명백히 과세대상으로 규율돼 있습니다. 뇌물이나 알선수재 및 배임수재에 의해 받은 금품도 ‘기타소득’으로 구분해 소득세 과세대상입니다. 최근 10년(2013~2021년) 간 뇌물수수로 인한 과세건수는 총 5703건, 뇌물수수액수에 대해 고지한 세금만 1000억 원을 넘긴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5년 “소득이 몰수되거나 추징됐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뇌물을 국가가 몰수나 추징해 갔다면 소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소득이 없다면 세금을 부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뇌물액을 몰수·추징당한 뒤 세무당국에 경정청구를 하면 관련 세금을 환급 받을 수 있습니다.

법률 자문해 주신 분…

▲ 남성진 법무법인 선율로 대표 변호사

남성진 변호사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법제처 등 실무수습을 시작으로 국가인권위원회 현장인권위원 및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수원, 의정부에 있는 법무법인 선율로 대표 변호사로서 형사사건과 이혼사건 등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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