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 일괄·분리 기소 고심…“신중히 검토해 조만간 결론”

입력 2023-10-0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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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추석 연휴 반납하고 이 대표 영장기각 사유 등 검토
불구속 기소에 무게…위증교사‧백현동 등 분리 가능성
“오랜 시간 검토하진 않아”…향후 이 대표 재판 부담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사건 처리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불구속 기소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법원이 어느 정도 혐의가 소명됐다고 판단한 ‘위증교사 의혹’만 우선 재판에 넘길지 백현동·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묶어 기소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 대한 기소 여부, 시기, 범위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좀 더 분석하고, 관련 증거자료도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검토를 통해 방향을 정할 예정”이라며 “구속영장까지 청구된 사안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검토할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영장 기각 사유를 토대로 보강 수사를 진행한 뒤 이르면 이달 내 재판에 넘긴다는 것이다. 검찰은 대장동·성남FC 의혹 사건으로 2월 청구한 첫 구속영장이 국회의 체포동의안 부결로 자동 기각되자, 3월 22일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한번 판정패 당했으니, 보강수사로 혐의 입증에 주력할 것”이라며 “다만 구속영장 재청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당장 체포동의안 절차를 또 거치는 것부터 불투명해 보이고, 역풍이 불면 정부에 더 큰 부담이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일부 혐의만 적용해 먼저 기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위증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고 봤다. 백현동 의혹도 “이 대표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위증교사 혐의를 떼어내 먼저 재판에 넘기거나, 백현동 의혹과 묶어 불구속 기소할 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가) 치밀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기 증인을 내세워 위증을 강요했고, 실제로 원하는 결과를 얻었기에 사안이 중하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앞서 구속영장 청구 직전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가 결재한 서류, 개발업자랑 브로커가 청탁한 내용, 특혜를 줬다는 진술과 증언 등이 있다”며 혐의 입증을 자신해온 바 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경우, 검찰은 본래 수사를 진행했던 수원지검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핵심 관계자인 이화영(구속기소)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진술을 번복해 논란이 된 만큼, 검찰은 재판 상황을 지켜보며 방향을 정할 수도 있다.

희박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도 남아 있다. 영장기각 사유에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며 비판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혐의를 일부 추가해 다시 한번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여지가 있다.

검찰이 관련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대표를 추가 기소하면, 이 대표의 재판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위증교사, 쌍방울 대북 송금,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까지 기소될 경우 이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최소 3개에서 많게는 5개 이상의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대장동 428억 원 약정과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 등 수사도 아직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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