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소비 트렌드는 '시간'…기업은 고객 지갑 아닌 시간 노려야"

입력 2023-10-0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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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4' 김난도 교수

2024년 소비 트렌드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시간'이다. 이제 기업들은 고객의 지갑이 아닌 시간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4' 출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사진제공=미래의창)

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4' 출간 간담회에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24년 청룡의 해를 지배하게 될 열 가지 키워드 중 첫 번째로 '분초사회' 꼽으며 이같이 밝혔다.

분초사회(Time-Efficient Society)란 '시간의 가성비'가 중요해진 시대를 반영한 말이다. 김 교수는 "요즘은 넷플릭스를 볼 때도 1.5~2배속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경제의 패러다임이 소유경제에서 경험경제로 바뀌면서 돈과 시간이 대등하게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시간의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사람들은 '최저가'를 찾기 위해 들이는 시간을 줄인다. 좀 더 비싸더라도 최저가를 찾는 시간에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한다. 이제는 최저가가 아니라 '최적가'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두 번째 키워드로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us)'를 설명하면서 "앞으로는 AI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인간, 즉 질문하는 인간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혔다. 인간이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AI가 내놓는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프롬프트란 인공지능과 소통하는 채널, 방식 등 그 과정을 포괄하는 말이다. 김 교수는 "호모 프롬프트는 자신만이 보유한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더욱 고양시키는 방향으로 각종 AI와의 티키타카를 통해 인공지능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부연했다.

다음 키워드는 '스핀오프 프로젝트(Spin-off Projects)'이다. 스핀오프는 '파생되다', '분리하다' 등의 의미를 지닌 단어다. 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비슷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통해 색다른 이야기를 구현할 때 쓰인다.

김 교수는 "요즘에는 브랜드도 스핀오프를 한다. 가령 대교처럼 아이를 가르치는 회사가 고령자를 교육하는 사업부를 만들었다가 분사한 것이 그 예"라며 "이제는 개인의 경력까지 스핀오프한다. 기업의 경우 직원의 부업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정하는 게 내년 조직관리의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를 돌보는 것은 부모의 커리어를 돌보는 것"

▲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4' 출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사진제공=미래의창)

또 김 교수는 '돌봄경제(Care-based Economy)' 키워드를 강조하면서 "부모가 아이를 유치원에 맡기는 것은 단순히 아이의 돌봄을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의 커리어를 돌보기 위함"이라며 "돌봄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사람을 일으켜 세워 경제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로서, 돌봄경제는 이제 정책적ㆍ산업적 파급효과를 가지는 현대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쟁점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김 교수는 △모든 방면에서 완벽한 사람을 뜻하는 '육각형인간(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실시간으로 가격 책정이 달라지는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Getting the Price Right: Variable Pricing)' △기발한 재미를 찾는 '도파밍(On Dopamine Farming)' △3040 남성들에게 기대하는 '요즘남편 없던아빠(Not 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나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사람과 콘텐츠 등에 따라 구매 결정을 내리는 '디토소비(You Choose, I'll Follow: Ditto Consumption)' △유목적 라이프스타일을 구가하는 '리퀴드폴리탄(Liquidpolitan)' 등을 내년 소비 트렌드로 꼽았다.

김 교수는 간담회 끝에 "인생에서 가장 귀한 것은 시간이다. 인생은 바로 시간과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이소룡의 격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초 단위로 움직이는 현대 플랫폼 경제에서 시간의 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가속의 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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