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테마분석] 무너진 자전거산업 기반...주가는 연일 급등

입력 2009-05-20 14:01수정 2009-05-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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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업들 주가 급등 틈타 대주주 지분 매각에 증자까지

MB테마 최대 수혜주 중인 자전거 관련주들이 올 상반기 최고의 테마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주가 급등을 틈타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거나 삼천리자전거의 경우 증자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자전거 산업기반은 무너져 있는 상황으로 주요 부품은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과 주가는 큰 괴리를 보이고 있어 거품이 꺼질 경우 투자자들의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삼천리자전거와 같은 완제품업체들보다는 관련 부품 소재를 생산하는 배명금속과 같은 회사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주가 급등에 지분 매각에 증자까지

20일 시설자금과 기타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96억원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실시키로 결정하자 연 이틀 하한가를 보이던 삼천리자전거는 이 날도 12.63% 하락 출발했으나 상한가까지 치솟기도 했다. 28%에 가까운 급등락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주가 급등락에 손해를 보거나 수익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가 급등을 틈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삼천리자전거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올해 들어 자전거 테마주에 동승하며 268.55%나 폭등한 극동유화는 주가가 폭등하자 펼치는 동안 최대주주측은 되레 지분을 처분했다.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극동유화의 최대주주인 근화제약은 지난 6일 장내에서 자사주식 4만3500주를 처분했다. 주당 매매 가격은 2만125원. 근화제약은 이번 주식 매각으로 총 8억7500여만원을 현금화했다.

장홍선 근화제약 회장 자녀인 장인주ㆍ장선우씨도 지난 7일 각각 4만8041주, 4만9152주를 매각해 11억7700만원, 12억원을 챙겼다.

이에 앞서 근화제약은 지난달 23일~29일에도 장내에서 자사주 8만3000주를 팔아 14억5000만원을 현금화시켰다. 장선우씨 역시 지난달 23일 주당 1만8235원에 자사주 5000주를 팔아 9000여만원의 현금을 챙긴 바 있다. 장영준 전 극동유화 대표 역시 지난달 2일과 8일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식 전량(3156주)를 처분했다.

자전거주 테마에 새롭게 합류한 계양전기의 정만화 상무도 지난 13일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식 1000주 모두를 주당 2215원에 처분했다. 계양전기는 최근 자전거 테마가 기존의 자전거 업체와 자전거용아스팔트 원료 업체를 넘어서서 자전거용으로 쓰이는 소형 모터업체들에까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랠리를 이어갔다.

◆ 자전거 산업기반은 고사 직전

자전거 테마주의 대장주격인 삼천리자전거는 올 1분기 2억1600만원의 순이익에 불과하지만 시가총액은 3000억 전후를 오가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자전거 관련주들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자전거 관련업계에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산브랜드 대부분 중국에서 주문생산 하고 있는데다 주요 부품은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산자전거 산업은 고사 위기 직전인데 주가가 오른다고 과연 무너진 산업기반이 살아나겠냐는 반문이다. 현재 삼천리자전거의 경우 국내에서 단 한 대의 자전거도 생산하지 않고 있다.

자전거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한 비상장 업체 관계자는 “최근 지식경제부가 경남 창원에서 열었던 자전거업계 간담회에 초청 받았으나 참여 업체 모두 생산 업체라고 할 수 없는 수입·유통 업체라 참가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자전거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상황에서 자전거 관련 수혜는 중국업체 내지는 MTB등의 외국회사들 뿐이라고 단언한다. 국내 업체들의 수혜를 보기 위한 가장 절실한 대책은 국내 부품업체들에 대한 지원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해 동안 옛 한국부품소재산업진흥원(현재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서 경륜사업 수익금 가운데 10억 정도 떼어 자전거부품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사업을 펼치기도 했으나, 부품업체들이 워낙 영세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산업 상황과는 달리 연일 뜨거운 주가 급등, 또 이를 틈탄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에 대해 김연우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 급등을 틈탄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은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도덕적 문제는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정책적 수혜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특히 개인들이 이러한 종목에 무차별적 접근하는건 투자자의 판단이지만 수혜 이상의 프리미엄으로 작용하는 종목은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자전거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는 부품 소재 업체가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티타늄의 경우 자전거 차체에 들어가고 있는데다, 고급자전거 추세에 비춰볼 때 수혜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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