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에서는 '하이앤드ㆍ특화 경쟁'-공작은 유찰…여의도 재건축도 '온도차'

입력 2023-09-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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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 조감도 (사진제공=현대건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재건축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단지별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재건축 1호인 한양아파트는 건설사들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최고급 아파트를 짓겠다고 경쟁하고 있지만, 공작아파트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해 시공사 선정이 뒤로 밀렸다. 공사비 상승과 경기 부진 등으로 알짜 대규모 단지 등에 집중하는 선별수주 경향이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은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2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현대건설은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하면서 분양수익을 극대화해 동일평형에 입주하면 분담금을 100%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분담금 0원을 제안한 것이다.

분양수익을 높이기 위한 핵심전략으로 여의도 최초의 '하이퍼엔드' 특화 상품을 제시했다. 최고급 단지 구현으로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소유주의 부담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단지명으로는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를 제안했다. 여의도 1호 재건축이란 상징성에 완벽한 조망과 고품격 생활 등을 누리는 단 하나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다.

현대건설은 하이퍼엔드 주거상품 구현을 위해 오피스텔 전 가구에 복층 설계와 프라이빗 테라스를 도입했다. 또 입주자만 이용 가능한 스카이 커뮤니티를 설치해 여의도 하늘에서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옥상에는 버티포트 착륙장을 설치해 응급환자 발생 시 도심 항공 이동수단을 이용해 신속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164억여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 청담동 'PH129', 395억 원이란 최고 분양가 기록을 세운 삼성동 '라브르27'과 같은 최고급 주택을 시공한 경험도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사진제공=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는 한양아파트 시공에서 이익을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세웠다. 포스코이앤씨는 현대건설보다 720억 원 적은 7020억 원만 총공사비로 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이엔드 주거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맞통풍 구조로 전 가구가 한강조망이 가능하도록 3면 개방 구조도 제안했다. 고층아파트인 만큼 입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전 가구별 전용 엘리베이터와 최상급 유럽산 마감재를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국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파크원(69층, 333m)을 시공한 경험도 무기로 내세웠다. 포스코이앤씨는 파크원을 시공하면서 포스코가 생산한 우수한 품질의 철강재를 사용하는 동시에 스마트컨스트럭션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했고 국내에서 가장 높은 잠실 롯데타워(123층, 555m)보다 1만1000톤 이상의 철골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한양아파트와 달리 공작아파트는 다수의 건설사로부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달 21일 마감된 공작아파트 재건축 시공자 선정 입찰에는 대우건설만 참여해 유찰됐다.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를 강화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은 치솟는 공사비와 불안한 건설 경기, 녹록지 않은 자금조달 상황 등을 고려해 사업성이 좋거나 상징성이 큰 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최고 56층, 5개 동, 아파트 956가구, 오피스텔 210실 규모로 이뤄지고 공작아파트 재건축은 최고 49층, 3개 동, 아파트 570가구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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