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맛 잡았으니 이젠 친환경…생수업계 ‘플라스틱 다이어트’

입력 2023-09-2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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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수, 제주서 수거한 재활용 페트병 ‘CR-삼다수’ 최초 공개

2위권 아이시스ㆍ백산수도 ‘경량화ㆍ무라벨’
라벨 없이도 판매량↑…친환경 아이디어 싸움 치열

▲제주개발공사가 지난 19일 선보인 국내 첫 국산 화학적 재활용 페트 ‘Bottle to CR-삼다수’. (사진제공=제주개발공사)

생수 시장의 키워드가 ‘물맛’을 넘어 ‘친환경’으로 진화하고 있다.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이용해 페트병을 만들거나 라벨을 없애는 방식에 대한 업체 간 아이디어 싸움도 치열해지는 추세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규제가 강화하면서 환경 보전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제주삼다수를 제조하는 제주개발공사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3회 제주물 세계포럼’에서 재활용 페트병 ‘보틀 투(Bottle to) CR-삼다수’를 최초 공개했다.

이는 제주도에서 수거한 폐페트병을 화학적 분해를 통해 만든 생수용 공병이다. 기존에도 재활용 페트병은 있었지만 제주도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활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삼다수 관계자는 “제주도의 경우 재활용 시스템이 체계화돼 있어 비교적 질 좋은 상태의 폐페트병을 얻기 쉬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앞서 라벨을 없애고 제품 정보를 QR코드를 통해 안내하는 페트병도 선보였다. 생수 병뚜껑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 소비자가 제품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무라벨 제품에 QR코드를 도입한 브랜드는 제주삼다수가 처음이다.

소재 혁신을 통한 친환경 제품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생수업계 최초로 SK케미칼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병인 ‘스카이펫(SKYPET)-CR’을 사용한 공병 ‘리본(RE:Born)’도 개발했다. 2003년부터 용기 경량화도 추진 중이다.

강경구 제주개발공사 경영기획본부장은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50% 줄이는 게 목표”라며 “20%는 병 경량화를 통해, 30%는 재생 페트병 이용을 통해 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페트병 다이어트를 추진하는 것은 제주삼다수뿐만이 아니다. 업계 2위인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2020년 업계 최초로 무라벨 생수인 ‘아이시스8.0 에코(ECO)’를 선보였다. 재활용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꾸준히 선택을 받으면서 무라벨 아이시스 제품들은 지난해 자체 판매 비중의 51%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 말부터 페트병 무게를 약 10% 줄인 경량화 제품들도 생산하고 있다. 300㎖ 제품의 경우 몸체 무게가 9.4g인데, 이는 먹는샘물 페트병 기준 국내 최저 무게다.

아이시스와 함께 2위권 업체인 농심도 2021년부터 백산수 무라벨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2ℓ와 500㎖ 무라벨 도입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330㎖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제주삼다수가 라벨에 표시했던 제품 정보를 QR코드로 전달한다면 아이시스와 백산수는 병목에 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들의 경우 특성을 드러낼 수 있는 라벨을 떼는 것에 대해 고민이 있었지만 우려와 달리 라벨을 없애도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재활용에 대한 소비자 의식이 높아지면서 플라스틱을 덜 사용한 생수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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