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도 M&A 바람…‘미래 먹거리’ 찾는다

입력 2023-09-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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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건기식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확대

신약개발에 힘을 주던 국내 제약업계가 최근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신사업 지분 투자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원제약이 이끄는 DKS컨소시엄은 에스디생명공학과 M&A에 대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DKS컨소시엄은 대원제약, 코이노, 수성자산운용으로 구성됐다. 대원제약은 이번 M&A를 계기로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주력 사업은 마스크팩이나 기초 스킨케어 제품 등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제품 판매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마스크팩 판매 호황 등으로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화장품 매출 감소, 건강기능식품 사업 위축 등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 회사의 영업 손실 규모는 2019년 164억 원에서 2020년 37억 원, 2021년 348억 원, 2022년 380억 원 등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대원제약의 경우 현재 매출에서 전문의약품(ETC)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컨슈머헬스케어(CHC) 부문, 일반의약품(OTC) 부문 매출 비중은 7.3% 정도다. 따라서 이번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전문의약품 외에 다른 분야 매출 증대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대원제약은 2021년 건강기능식품제조업체 ‘극동에치팜’을 인수하며 건기식 사업을 강화했다. 올해 6월엔 회사 이름을 대원헬스스케어로 바꾸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친환경 제품 생산 투자 확대와 반려동물용 건기식 제품 등 사업 확장 등에 나섰다.

▲동화약품 연구소 (사진제공=동화약품)

동화약품은 올해 8월 베트남 약국체인 운영기업 ‘중선 파마(TRUNG SON Pharma)’의 지분 51%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동화약품은 이를 통해 동남아 제약·뷰티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고, K파마와 헬스&뷰티(H&B) 리더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중선파마는 1997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기준 7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문·일반의약품은 물론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H&B 카테고리 제품을 판매한다.

이번 인수에 따라 동화약품은 ‘활명수’, ‘잇치’, ‘판콜’ 등 일반의약품의 베트남 시장진입을 추진한다. 또 비타민과 홍삼, K뷰티 상품 판매량이 급증한 베트남 시장에 맞춰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제품 라인 등으로 판매 제품도 넓힐 계획이다.

보령은 구체화하진 않았지만, M&A 추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보령의 신성장동력인 우주항공분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은 기존 제약산업에서 나아가 글로벌 우주헬스케어 산업 진출을 위해,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기업 엑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6000만 달러(780억 원)를 투자하며 지분 2.68%를 확보한 바 있다.

특히 보령은 우주헬스케어 산업 개척을 위해 2022년 4월부터 ‘CIS(Care In Space)’를 진행하고 있다. 우주공간에서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치료하겠다는 사업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산업에서 M&A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MSD, 노바티스,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는 M&A가 빈번하게 일어났지만, 국내 제약사는 강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잇고 제네릭의약품 위주의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M&A 시너지 효과가 없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원장은 “제약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모델로의 확대, 파이프라인 다변화 전략 등 최근 최근 M&A가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제약·바이오벤처는 M&A를 통해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업계의 동일한 흐름”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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