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까지 미국서 품절”…냉동김밥, ‘K-컬처’ 새 선봉장

입력 2023-09-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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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찍은 ‘김밥 먹방’…틱톡서 조회 수 1100만 회
“옛날 김밥 때문에 왕따…지금은 한국문화 위력 상징”
식품 유통업체 “냉동김밥 수입 옵션 검토 중”

▲한국 김밥의 모습이 보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김밥이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K-컬처(한국 문화)’의 새 선봉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미국 식료품 마트 체인 트레이더조가 지난달 초 출시한 냉동김밥이 미국인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출시 후 한 달도 채 안 돼 전국적으로 동났으며, 추가 입고가 예정된 11월이 돼야 품귀 현상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냉동김밥을 구한다는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냉동김밥 좀 그만 사가라. 매일 사러 갔는데 항상 품절이다. 기회가 있을 때 몇 개 사다 놨어야 했는데”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람들은 해당 글에 대해 “어떤 여자가 25개 사는 것을 봤다”, “그렇게 급하면 H마트 가봐라. 신선한 김밥을 판매한다”, “오픈하자마자 가보거나 밤에 냉동배송 올 때 가는 것을 추천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냉동김밥을 출시한 트레이더조의 직원들마저도 폭발적인 인기에 놀랐을 정도다. 직원들은 특히 많은 소비자가 3.99달러(약 5000원)짜리 두부로 만든 비건 김밥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냉동김밥 붐’이 일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있다.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오렌지카운티에 사는 한인 음식 블로거 세라 안(27)이 틱톡에 자신의 모친과 함께 김밥을 데워 먹고 평가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무려 1100만 회 조회수를 기록한 것이다. 트레이더조의 한 매장 관리자는 “소셜미디어는 게임의 판도를 크게 바꿔놨다. 유명 인플루언서가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 관련 영상을 올리면 1~2일 안에 전국적으로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가게에 오는 손님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15~20개를 쓸어담는다”고 전했다.

세라 안은 “5살 때만 해도 김밥 때문에 왕따를 당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김밥이 트레이더스에서 판매되고 품절사태까지 빚고 있다”며 “이는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고 소비하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말 말도 안 되는 변화”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제 사람들은 K-팝, K-푸드, K-컬처 등 모든 한국 것들에 푹 빠져 있다”고 강조했다.

NBC는 “이민자 자녀가 모국 음식을 학교에 들고 갔다가 놀림거리가 됐다는 이야기는 가슴 아프다”며 “그러나 이제 외국, 특히 한국 문화에 대한 폭발적인 인기와 디지털 문화의 빠른 신진대사가 맞물리면서 K-컬처가 미국에서 급속하게 주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조에서 김밥을 구할 수 없었던 미국인들은 H마트 등 한인 마트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다른 식품 유통업체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식품 전문인 리브러더스는 냉동김밥을 미국으로 수입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빈 리 리브러더스 사장은 “트레이더조 김밥의 성공을 모두가 누리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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