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휴대폰단말기 시장이 신성장동력(?)

입력 2009-05-18 11:34수정 2009-05-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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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후 4년 만에 진출, 시장안착 성공여부 불투명

SK그룹이 휴대폰 단말기 시장 진출을 선언, 이동통신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팬택 계열에 단말기 제조 라인을 매각 후 4년 만에 다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장 안착과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7일, 통신장비 업체인 SK텔레시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세대 휴대전화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이후 스마트폰, 와이브로폰 등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SK텔레시스는 주력 사업인 통신장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휴대폰 단말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SK의 휴대폰 시장 진입이 다소 늦은 감이 있는데다,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되지 않는 등 급조된 성격이 짙다는 반응이다.

◆포기했던 시장에 왜 다시 뛰어들었나?

가장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은 4년 전에 포기했던 사업을 왜 다시 시작하려는지, 과연 신성장동력으로서 가치가 있는지에 초점이 모아진다.

매각 당시를 돌아보면, 휴대폰 단말기 시장이 한창 성장기에 놓인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팬택과 M&A를 강행하며 사업을 접었다.

이는 휴대폰 단말기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는데다,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안정화되는 시점이어서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휴대폰 제조를 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결국 휴대폰 단말기 사업을 접더라도 이미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SK텔레콤에 많은 단말기 회사가 독점 공급을 원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포석인 셈이다.

그러나 최근 SK그룹은 사업 전개에 있어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오픈마켓에서는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했고, 이동통신은 통합 KT의 출범이 말목을 붙잡고 있다. 통신장비 시장도 정체 현상이 빚어지면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그룹의 총체적 난국을 벗어나기 위해 휴대폰 제조 사업에 다시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휴대폰 제조를 담당한 SK텔레시스는 연매출 4000억원 가량의 통신장비 업체로 대주주는 SKC이며 전체 지분의 약 70%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시장 선점, 가능성은 얼마나?

SK텔레시스가 휴대폰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그 동안 사전에 계열사를 통한 동향 파악과 충분한 시장 분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뒷받침이 없다면 시장 진출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SK텔레시스는 이에 대해 “사전에 SK텔레콤과 의견 교환 같은 것은 없었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을 보고 시장 진출을 선언했을까. 현재 국내 휴대폰 단말기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외산 휴대폰의 개방이 이뤄지면서 소니-에릭슨, 모토로라, 노키아 등도 국내 진입을 서두르거나 재진출한 상황이다. 휴대폰 단말기 진영에서 보이지 않는 국내 시장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보면, SK텔레시스가 생각하던 4년 전 시장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어설프게 투자했다가는 본전도 찾지 못하고 다시 사업을 접을 수 있다.

연매출 4000억원의 통신장비 시장이 안정화 되면서 자금 확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 애니콜, LG 오즈, 모토로라 레이저의 브랜드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휴대폰 가입자가 90%를 넘어섰고 휴대폰 제조사들이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SK텔레시스의 단말기 시장 진출은 늦은 감이 있다”며 “설사 하반기 신규 모델을 출시하더라도 기존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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