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패니줌업] 한미약품

입력 2009-05-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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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36년, 업계 3위로 급부상...'한국형 개량신약의 개척자’

지난 1973년 설립된 한미약품은 창립 36년만에 연매출 5583억원을 달성하며 제약업계 3위 그룹으로 급부상한 제약회사다.

‘퍼스트 제네릭→개량신약→신약’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R&D 전략으로 시장성 있는 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통해 마련한 캐시카우(cashcow)를 신약개발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냄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토종 제약회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다른 국내 제약업체들이 외국 제약회사의 브랜드 신약을 도입하는데 열을 올린 반면 한미약품은 창립 원년부터 자체 원료합성을 통한 국산 의약품 개발에 주력함으로써 시장성 있는 개량기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국형 R&D로 시장성 있는 제품 개발

한미약품의 실제 200여개에 달하는 제품 중 외국 수입약은 전체 매출의 3.2%인 7개 품목에 불과하다.

싼 값에 질 좋은 국산 의약품으로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외화 유출을 막고 국민들의 약값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이 같은 성과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금액(지난해 567억원, 매출대비 10.1%)을 R&D에 투자했기 때문에 거둘 수 있었다.

한미약품은 이중 65%를 신약에, 30%는 개량신약에, 5%는 제네릭 개발에 각각 투입한다. 연구인력 역시 304명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전략은 적중했고 한미약품은 ‘한국형 개량신약의 개척자’로 불리며 제약업계 판도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1989년 스위스 로슈사에 항생제 세프트리악손 제법기술을 수출해 9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을 시작으로 1997년에는 스위스 노바티스사에 마이크로에멜젼 기술을 2억불에 라이센스 아웃하는 쾌거를 거뒀다.

대다수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 밖에 없었던 IMF 당시 한미약품은 오히려 기술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를 밑거름으로 인력을 확충하고 R&D 투자를 늘리는 등 공격경영을 펼쳐 보건의료분야 대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2000년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고도성장을 실현할 수 있었다.

◆ 아모디핀 개발로 개량신약 붐 조성

개량신약 전략의 하이라이트는 2004년 9월 발매한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이다. 지난해 매출 576억원을 달성하며 ‘국민 고혈압약’으로 자리잡은 아모디핀은 수입약인 노바스크의 베실레이트염을 캠실레이트로 바꾼 제품으로 외자사가 독점했던 암로디핀 고혈압 시장 진입에 처음으로 성공하며 2008년까지 547억원의 약값절감 효과를 거뒀다.

또 지난 2007년에는 미국 국적의 애보트사가 독점했던 비만치료제 시장(시부트라민 성분)에 염 변경 개량신약인 슬리머로 도전장을 던져 출시 6개월만에 134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밖에 유소아해열진통제 ‘맥시부펜시럽’, 혈전치료제 ‘피도글’,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 고지혈증치료제 ‘심바스트CR’ 등의 성과를 잇따라 내놓으며 토종기업들의 활로가 개량신약 분야에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개량신약 연구 통해 얻은 기술 노하우, 신약개발로

개량신약 연구를 통해 쌓은 기술력은 2000년부터 본격화된 신약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미약품은 주사형 항암제를 경구제로 전환하는 기술인 오라스커버리(ORASCOVERY Technology)와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약효지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랩스커버리(LAPSCOVERY)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반기술을 적용한 경구용항암제 ‘오락솔’과 ‘오라테칸’이 각각 임상2상과 1상에 진입했으며 지속형 바이오신약인 ‘LAPS-GCSF’와 ‘LAPS-EPO’ 등은 전임상 단계를 밟고 있다. 이중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인 GCSF는 전임상 단계에서 이미 일본 모 제약회사에 기술수출되기도 했다.

경구용항암제는 2011년부터, 지속형 바이오신약은 2013년부터 매년 1~2품목씩 릴레이 출시될 예정이다.

◆2009년을 해외수출 1000억원 돌파하는 원년으로

지난해 해외수출 775억원을 달성한 한미약품은 올해 수출 1000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 오는 2015년 해외매출 1조원(10억불), 2020년 3조원(30억불)을 달성함으로써 글로벌화에 성공한 토종 제약기업 1호로 발돋움하는 것이 한미약품의 새 비전이다.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은 2006년부터 필리핀(상품명: 암바스크), 멕시코(상품명: 올라캄) 등에 완제 수출되고 있다.

비만치료제 슬리머는 호주, 남아프라카공화국, 대만, 필리핀 등 7개국에 7년간 최소 1억4000만 달러를 수출하는 조건으로 2007년 호주 제약회사와 계약했다. 이는 국내 개량신약 사상 최대 규모다. 수출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2008년 세계 최초로 국내 첫 출시한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은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FDA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하고 임상1상에 돌입했으며 2010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뛰고 있다.

에소메졸의 주성분인 에스오메프라졸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52억불(2007년)이며 이중 미국 시장만 33억불에 달한다. 브랜드 제품인 넥시움의 독점을 깨고 시판될 경우 해외시장에서 거두는 국산의약품 최대 성과로 기록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항혈전 개량신약 ‘피도글’도 유럽 6개국 허가신청을 완료했고 신약 파이프라인인 오라스커버리와 랩스커버리에 대한 해외임상 및 다국적제약회사들과의 공동개발 협의도 진행되고 있다.

◆성공적 해외진출모델 ‘북경한미’ 등 해외법인도 잇따라

가장 성공적인 중국진출 사례로 손꼽히는 북경한미약품의 성장세는 놀랍다.

지난 1996년 설립한 북경한미는 최근 5년간 40%에 육박하는 가파른 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700여명의 영업사원을 포함해 총 961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북경한미는 지난해 전년대비 63.9% 성장한 536억원(3억3600만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어린이용 제품인 정장제 ‘마미아이’와 감기약 ‘이탄징’이 각각 매출의 61%와 22%를 차지하고 있으며 7%를 점유하는 성인용 정장제 ‘매창안’ 등 총 10품목을 현지 시판하고 있다.

북경한미는 종합병원급 거래처 확대와 성인용 의약품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향후 고성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북경한미약품 연구센터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서 한국과 중국을 잇는 R&D 네트워크가 구축됐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북경한미 연구센터에는 박사 7명, 석사 21명 등 총 29명의 연구인력이 포진해 있으며 신약 및 바이오 등 국내 연구센터와 보조를 맞춘 R&D 활동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미약품 공급분 이외 생산되는 원료의약품 전량을 해외 수출하는 자회사 한미정밀화학 역시 2008년 16% 성장한 78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진출의 든든한 우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7년에는 제네릭 우호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일본 시장을 겨냥해 한미Japan을 설립했으며 2008년에는 에소메졸, 피도글, 3세대 세파항생제 등 완제의약품 수출과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진행 등을 위해 한미Europe도 출범시켰다. 또 올해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제약사와 마케팅제휴 통한 협력 모색

한미약품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다국적제약사들과 공동마케팅을 펼치면서 성장을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2월 자사 혈압약 ‘아모디핀’과 MSD의 ‘코자(로잘탄 칼륨)’를 복합해서 개발한 개량신약 ‘아모잘탄정’을 다국적제약회사인 한국MSD와 국내 시장에서의 공동 마케팅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지난 5월 8일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호흡기알레르기분야 3개 품목에 대한 국내 공동 마케팅(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 장안수 사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확보한 천식과 알레르기비염 등 호흡기알레르기분야 치료신약들은 시장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5년 내 3개 품목으로 연간 7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한미약품이 지난해 영국에 사무소를 내고 유럽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만큼 GSK와의 국내 공동마케팅을 통한 유대관계를 기반으로 파트너십이 강화될 경우, 국내시장 뿐 아니라 유럽시장에서도 다양한 전략적 제휴가 추가적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

◆IT기술 기반으로 차원 다른 영업-마케팅력 강화

한미약품은 업계에서 영업·마케팅력이 가장 뛰어난 회사로 평가받는다.

1990년대 후반부터 현지 출퇴근 제도를 도입하고 영업사원들의 서류업무를 최소화하면서 한미약품은 현장 중심의 고객밀착형 영업을 추구했다.

지난 2002년에는 지점과 영업소를 과감히 폐지하고 재택근무를 도입했으며 의사결정권을 가진 세분화된 팀 체제로 조직을 개편하는 등 ‘영업혁명’을 시도함으로써 타 업체들과 질적 격차를 현저히 벌일 수 있었다.

이 같은 전환은 제약업계 최초로 PDA를 통한 영업자동화시스템(SFA)을 영업현장에 접목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제품주문에서부터 결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모바일 오피스(mobile office)인 영업사원이 현장에서 처리함으로써 ‘스피드’ 영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또 900명에 이르는 영업사원들이 매월 2박3일씩 합숙교육을 하며 성공사례(케이스 스터디)를 공유하고 자체 온라인 교육시스템인 CES를 통해서도 각종 제품 및 직무교육을 받도록 함으로써 영업의 질적 향상을 추구할 수 있었다.

IT 기술에 기반을 둔 한미약품의 고객 밀착형 영업·마케팅력은 이후 많은 업체들의 분석대상에 올라 벤치마킹됐다.

그 결과, 한미약품은 12개의 블록버스터를 배출하며 매년 두 자릿 수 이상의 고성장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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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관계자는 "영업사원 인력이 업계에서 가장 많은 만큼 공격적인 영업을 함에 있어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영업사원 1인당 생산성은 지난해 6억 2천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단계적인 한국형 R&D 전략과 질 높은 영업·마케팅력을 펼쳤기에 가능했던 것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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