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지수의 상승률이 코스피 지수를 웃도는 이유로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점이 제기됐다. 코스닥 시총의 6%를 차지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엘앤에프, 포스코DX가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하면서 코스닥 지수의 가격은 올려주고, 시총만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코스피 시장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한화투자증권은 "경기 고점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고, 경기 여건 상으로도 수급적으로도 코스닥이 계속 좋아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달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2.1%로 코스피 등락률(-3.1%)을 월등히 앞선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G20 OECD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을 찍고 돌아서면 국내 시장은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좋았다. 경기에 민감한 시클리컬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며 "지금 경기가 돌아서고 있음에도 코스피보다 코스닥의 탄력이 좋은 건 그만큼 경기에 대한 기대가 약함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코스닥 시총 상위 3~5위 종목들이 코스피로 이전한다는 점도 코스닥 지수에 유리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연말 셀트리온에 합병되고 엘앤에프, 포스코DX는 코스피 이전상장을 공시했다. 올해 이미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한 SK오션플랜트(구 삼강엠앤티), 비에이치, NICE평가정보 3개 종목을 더하면 총 6종목으로 2010년 이후 최대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로 이전하는 코스닥 시총 대형주들은 이전상장 때까지 주가가 버틸 것이다. 실제로 이전이 되면 코스닥 지수는 오른 채로 남고 시총만 빠진다. 역사적으로 코스닥이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 등의 물량 때문에 시총만 늘고 가격이 못 올랐던 것과 반대 플로우"라고 했다.
반면 "코스피는 코스닥에서 사이즈가 커진 종목을 받게 되므로, 지수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시총은 늘게 된다"며 "2018년 2월 코스닥 시총 1위였던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이 그 사례다. 셀트리온의 이전상장은 2017년 8월 공시 후 실제 이전까지 약 6개월이 소요됐는데, 공시 후 마지막 코스닥에서의 거래일까지 주가는 150%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도 34% 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이전상장한 세 종목도 공시부터 실제 이전까지 평균 4개월 정도 걸린 걸 감안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 엘앤에프, 포스코DX의 코스피 편입도 올해 연말에서 내년 초가 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코스닥이 오르고,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코스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