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즉시배송’ 공들이는 홈플러스…골목 누비며 계속 성장할까

입력 2023-08-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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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온라인이 배달의민족과의 제휴를 통해 배민스토어에 퀵커머스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주문하면 1시간 내로 배송합니다.”

대형마트 업계에서 사실상 나홀로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에 공 들이고 있는 홈플러스가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과 협업,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의 권역별 즉시배송 서비스인 ‘쓱고우’가 아직 테스트 단계인 만큼, 홈플러스의 성공 여부에 따른 시장 판도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29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즉시배송은 전국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245개 매장을 기반으로 고객이 주문한 1시간 내외로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다. 신선식품 등 필요한 상품을 빠르게 받을 수 있는 편리함으로 장보기 서비스 중 특히 고객 서비스가 높다.

홈플러스는 이날 배민과 제휴를 맺고 ‘배민스토어’에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유입률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배민스토어의 주고객층이 2030, MZ세대임을 감안한 결과다. 홈플러스는 “젊은 연령층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 경험과 접점을 다각화해 퀵커머스 사업을 더욱 견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홈플러스의 즉시배송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2 회계연도(2022년03월~2023년02월) 기준 즉시배송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었고, 이용 고객 수 또한 107%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조건 ‘무료배송’ 정책 이후 현재까지 고객 유입이 84% 늘며, 1시간 즉시배송의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홈플러스가 배민과의 제휴를 기점으로 시너지가 날 것이란 기대다. 이미 배민은 자사의 B마트를 통해 퀵커머스 역량을 키우고 있다. B마트는 올해 들어 지점을 40개 이상까지 늘리고 취급상품수(SKU)도 7000개 이상으로 확대한 상태다. 여기에 홈플러스까지 배민스토어에 가세하면서 배달 플랫폼에서 퀵커머스 지배력을 키울 수 있을 전망이다.

홈플러스의 퀵커머스 확대를 예의주시하는 곳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작년 말 이마트는 근거리 퀵커머스 서비스 '쓱고우'를 2호점까지 늘렸다. 기존 일렉트로마트 논현점을 쓱고우 1호점으로 변모시킨 이마트는 쓱고우 2호점도 SSG닷컴 역삼 PP센터 대신에 만들었다. 쓱고우의 배달은 배민의 대항마 격인 바로고와 메쉬코리아 부릉이 맡고 있다. 홈플러스가 이번에 배민과 힘을 합친 것도 이마트의 선례를 참고한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이마트는 쓱고우가 홈플러스와 달리 "테스트 단계"임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퀵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는 크다는 판단이다. 업계는 2020년 5000억원 수준이던 국내 즉시배송 시장이 2025년에는 5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 한때 붐이 일었던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이 콜드체인 설비 투자 문제로 컬리 외에 대부분 중단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럼에도 롯데마트는 자사의 퀵커머스인 ‘바로배송’ 서비스 운영 점포를 올해 들어 15개까지 줄이며,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엔데믹이 본격화 하면서 그동안 폭증했던 온라인 주문 수요가 오프라인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배송 수요가 줄면서 굳이 즉시배송 서비스에 숨고르기를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업계에서 즉시배송 서비스에 역점을 두는 반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아직 즉시배송에 완전히 팔을 걷어붙이진 않은 상태”라며 “배송 단가가 3만원 정도로 매출에 기여도가 낮다는 점, 근거리배송을 위해 별도 물류설비 투자를 추가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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