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저렴한 스트리밍 시대 끝났다…올가을 케이블TV 가격 웃돌 듯

입력 2023-08-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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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 가격 87달러 이를 전망, 케이블TV는 83달러
저렴한 가격으로 구독자 대거 모았지만
경쟁 격화에 제작비에만 수백억 달러 지출
금리 오르고 투자자들 떠나자 주가 추락해 자금 부족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훌루, 파라마운트플러스, 아마존프라임, HBO맥스 로고. AP뉴시스
미국에서 ‘저렴한 스트리밍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 바스켓 가격이 올가을 월 87달러(약 12만 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디즈니와 파라마운트,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등이 경쟁 격화에 따른 낭비를 끝내라는 월가의 압력에 대응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결과다. 케이블TV 평균 패키지 가격이 월 83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스트리밍이 케이블TV보다 비싼 시대가 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스트리밍 업계는 케이블TV보다 훨씬 싼 가격에 콘텐츠를 제공했다. 덕분에 많은 이용자를 얻을 수 있었고 TV 산업은 위기에 빠졌다.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월 6.99달러라는 획기적인 가격 정책 속에 16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1억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업계는 TV 프로그램과 영화 제작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과도한 경쟁에 매달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년 반 동안 금리가 치솟자 투자자들이 업계의 실적 개선을 기다리지 못한 채 떠나기 시작했고 기업 주가도 추락했다.

주가가 절반 이상 떨어진 워너브러더스와 디즈니는 직원 수천 명을 해고하고 구독료를 인상하는 등 긴축 정책으로 전환했다. 업계 선두인 넷플릭스조차 올해 미국에서 광고 없이 제공하던 9.99달러짜리 기본요금제를 없앴다. 신규 가입자는 이제 15.49달러 넘는 돈을 내야 광고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컬럼비아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로저스 교수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스트리밍 업계는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움직여야만 했다”며 “이런 움직임은 이자 적은 부채가 더는 시장에 없다는 사실 속에 가속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스트리밍 업체들은 구독자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가장 먼저 암호 공유 단속을 시작한 데 이어 디즈니 역시 단속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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