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법은 죄가 없다"…타워팰리스 등 고급주상복합도 선택한 안전한 공법[무량판 사태, 누가 죄인인가②]

입력 2023-08-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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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판 공법이 문제라면 20년 넘은 타워팰리스는 왜 멀쩡합니까?

국토교통부의 전수조사로 무량판 공법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는 것에 대해 건설업계가 갑갑함을 토로하고 있다. 무량판 공법이 수십 년간 안전성에 대한 지적이 없었을 뿐 아니라 타워팰리스를 비롯해 국내 대표 고급 주택에 사용됐고 특히나 주거동은 하중이 크지 않은데도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7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국토부의 무량판 구조 적용 아파트 전수 조사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공법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결과를 떠나 정부가 전수조사에 나선다는 것만으로도 무량판 공법은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오해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며 "벽식, 기둥식, 무량판은 발주자의 바람이나 필요에 의해 달라지는 선택지일 뿐 어떤 게 더 좋고 나쁘다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무량판 구조를 사용한 단지에서 부실이 드러났다고 공법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건축시공기술사는 "수십 년 동안 타워팰리스를 비롯한 국내 고급 주상복합 대부분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는데 이는 무량판 공법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증거"라며 "만약 무량판 구조에 문제가 있었다면 2000년대 초에 지은 타워팰리스가 지금까지 멀쩡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량판 공법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접근은 운전자의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교통사고가 많이 난 특정 자동차 모델이 문제가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4일 오후 대구 중구 한 무량판 구조 민간 아파트 현장에서 대구시 관계자들이 구조설계도면과 현장 사진등을 보며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어떤 공법이든 오랫동안 사용됐다면 그 자체보다 실행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B 건설사 관계자는 "무량판은 다른 공법보다 조금 더 세밀한 구조 설계, 시공이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이 부분을 제대로 한다면 10여 년 이상 된 주상복합단지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결함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검단 아파트 붕괴의 경우도 설계와 시공 과정에 그 원인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거동은 주차장과 달리 감당해야 할 하중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전면 무량판 구조가 아니라 붕괴와 같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무량판 구조는 슬래브(콘크리트판)를 기둥이 바로 받치는 형태인데 주거동의 경우 가구 간 벽체가 세워져 있어 하중이 분산된다는 설명이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무량판을 적용해 문제가 있다고 거론되는 곳들은 중소·중견 건설사, 업계에서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설계사무소 등이 참여했다"며 "무량판은 기둥 보강에 관한 세밀한 설계와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런 업체들은 국내 최상위 건설·설계업체와 비교해 관련 경험이나 역량이 부족한 만큼 설계단계에서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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