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악화일로’…신용 하락‧투심 위축 어디까지

입력 2023-08-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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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全금융권 대대적 조사
상반기 PF 유동화증권 336건
11.9兆로 작년보다 절반 ‘뚝’
건설 경기 악재에 횡령 등 겹쳐
금융기관 돈맥경화 심화 우려

금융시장 최대 리스크로 급부상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횡령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신뢰 하락으로 투자가 위축되면 신규 부동산 PF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9일 나이스신용평가 및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동산 PF 유동화증권(PF ABS·ABCP·ABSTB) 발행금액은 11조8988억 원으로 집계됐다. 건수로는 총 336건이다. 전년 동기 PF 유동화증권 발행금액(24조2005억 원)보다 50.8%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건수 또한 832건 대비 59.6% 줄었다.

금융권의 신용보강 비중도 축소됐다. 이 기간 발행된 전체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가운데 증권사 신용보강 비중은 46.8%로 집계돼 50% 밑으로 떨어졌다. 은행 역시 2019∼2022년까지는 연평균 4.3% 수준이었던 신용보강 비중이 올해 1.4%로 쪼그라들었다.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시장은 최근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 등 건설업계 악재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회복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이인영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분양시장 침체에 따른 신규 사업 감소, 본 PF로의 전환 지연, 부동산 PF 부실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높은 가계부채 수준, 부동산 PF 부실화 가능성 및 경기 불확실성 등 실질적인 위험 요인은 현재까지 산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BNK경남은행 횡령 사고가 가뜩이나 낮은 부동산 PF 시장의 신뢰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에 이어 보험·증권·캐피탈·상호금융 등 전체 금융권에 PF 자금 관리 내역을 점검 중이다.

당국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한 만큼 그간 은폐됐던 부실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1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말(130조3000억 원)에서 3개월 만에 1조3000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19%보다 0.82%포인트(p) 오른 2.01%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권 전체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계속 늘고 연체율마저 2%를 넘었다”며 “기초체력이 약한 사업장에서 부실 문제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 등 건설업계 악재와 부동산 PF 관련 사고로 앞으로 절차가 더 까다로워져 사업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결국 사업 리스크가 커졌다는 것인데 투자를 꺼리게 되면 돈맥경화 현상은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PF 리스크가 터지면 금융권에 미치는 파장이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부동산 경기 저하와 높은 조달금리로 부동산 PF 사업성이 크게 저하돼 일부 금융기관의 관련 자산 건전성 약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일부 금융기관은 수익성·자본 적정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2금융권 위주로 인수합병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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