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역대 최대 투자 ‘지누스’에 쏠리는 눈

입력 2023-07-3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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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누스의 첫 프리미엄 매트리스인 '시그니처H1'. (사진제공=지누스 )

현대백화점이 매트리스 제조 계열사 지누스 띄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 내 역대 최대 규모인 8800억 원을 들여 인수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이어지자 지누스 지원사격으로 시너지 효과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업계와 증권가에선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소비 부진 등으로 2분기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하반기엔 반등하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누스는 최근 300만 원대 프리미엄 매트리스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지누스가 프리미엄 매트리스를 선보인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합리적 가격대의 실용적인 제품에만 집중하지 않고,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까지 공략해 제품군을 촘촘하게 늘리겠다는 의미다.

지누스는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 우량 고객의 제품 선호 성향을 분석해 소재ㆍ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최상급 제품을 개발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과의 협업을 강화해 기존 주력 제품군과 프리미엄 제품의 확대, 유통망 구축에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글로벌 매출 채널도 다각화 하기로 했다. 미국 중심의 판매 채널을 아시아·유럽은 물론 중남미까지 넓혀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누스는 올해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신흥 글로벌 시장 매출 목표를 2100억 원으로 수립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를 집중 육성 대상인 '핵심 인큐베이팅 국가'로 정해 매출 규모를 올해 100억 원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누스는 해외시장 공략에서 자사가 ‘범현대 기업’인 점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앞서 지누스는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 과정에서 모기업 현대백화점과의 협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K컬처 관광지로 부상한 ‘더현대 서울’과 현대백화점 주요 점포에 인도네시아 유명 인플루언서를 초청, 지누스 제품 소개 콘텐츠를 제작다. 인도네시아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신제품 출시 라이브 커머스도 현대백화점에서 이뤄졌다.

지누스가 현대백화점 유통망을 활용해 제품군 확대와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현대백화점그룹이 8790억 원의 거금을 들여 지누스를 손에 넣었는데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않아서다. 현대가의 유통망을 활용하고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도 실적 반등세가 신통치 않았다. 이 때문에 현대리바트와 현대L&C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을 통한 '리빙사업 매출 5조 원' 목표 역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누스가 리빙사업 5조원 매출 목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지누스가 현대백화점그룹의 아픈 손가락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누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291억 원, 영업이익은 83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21%, 70.62% 뒷걸음질쳤다. 국내 매출과 일본·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는 매출 증가세를 보였지만, 미국 고객사들이 과잉 재고를 막기 위해 발주 제한에 나서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미국은 전체 매출의 84%를 차지해 사실상 지누스의 실적을 좌우한다. 미국 시장이 흔들리면 지누스의 실적 역시 곤두박질 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누스가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모두 키우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부동산 침체와 국내 소비 부진, 미국의 수요 부진 및 재고 관리 등으로 지누스의 2분기 실적 역시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의 경우 "지누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4%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부동산 시장 침체와 소비 부진이 가구업계 전체의 공통적인 악재로 업황 부진이 지누스만의 문제가 아닌 데다 국내외 사업에 대한 모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사격, 프리미엄 시장 공략 등이 받쳐 준다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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