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투톱’ 실적 부진에 울상인데…한국콜마ㆍ코스맥스는 화색

입력 2023-07-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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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인기에 편승...美ㆍ日서 조선미녀ㆍ마녀공장 등 인기

한국콜마, 2분기 영업이익 20% 성장
코스맥스도 같은 기간 84% 증가
올리브영 등 H&Bㆍ온라인몰 ‘대세’
中‘애국 소비’ 증가에도 제조 경쟁력 낮은 탓

(이투데이 그래픽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대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한 반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들은 활짝 웃을 것으로 보인다. OEM·ODM 업체들의 고객사인 중소업체들이 국내외에서 약진하면서 실적에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OEM·ODM 업체는 중소 화장품 업체의 주문을 받아 상품을 제조하는 회사를 말한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대표 화장품 OEM·ODM 업체인 한국콜마는 2분기 매출액 5790억 원, 영업이익 403억 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5.1%, 영업이익은 19.8% 각각 성장한 수준이다.

또 다른 OEM·ODM 업체 코스맥스도 같은 기간 실적을 대폭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맥스는 2분기 매출액 4653억 원, 영업이익 317억 원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14.9%, 83.9% 증가한 성적이다.

OEM·ODM 업체들의 예상 실적은 전통적인 화장품 기업인 LG생활건강의 2분기 영업이익이 27.1%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 기간 아모레퍼시픽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전년도 실적이 예년보다 악화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2분기 호실적이 기대되는 것은 다양한 화장품 중소업체가 등장하고 선보인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주문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 소비자들은 구매 채널의 한계 등으로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오랜 기간 쓴 터라, 대형사의 화장품이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올리브영 같은 헬스앤뷰티(H&B) 업체와 온라인몰이 대세 화장품 구매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중소업체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고, 실제 관련 제품의 판매량도 늘고 있다.

중소업체 화장품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일본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약 1810억 원(188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 롬앤, 라카, 마녀공장 등의 브랜드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수출액이 늘어난 영향이 커 보인다.

미국에서도 마녀공장과 조선미녀 등 중소업체 화장품 브랜드가 인기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의 중소 화장품 브랜드 중에서도 조선미녀와 마녀공장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한국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탄생하는 것을 고려할 때 한류는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며 인디 브랜드가 이끄는 뷰티 트렌드는 이제 시작"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자국 화장품 산업이 성장 중인 중국이 한국 OEM·ODM 업체에 주문을 늘린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자국산 제품을 소비하는 '애국 소비' 현상이 강해지고 있지만 중국업체들은 제조 능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산업 특성상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성장할수록 화장품 대형사들은 점유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다양한 제품을 써보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OEM·ODM은 당분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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