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영화가 재미없다면 티켓값 환불받을 수 있을까?

입력 2023-07-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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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현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영화를 봤는데 너무 재미가 없었다면 환불이 가능할까요? 영화관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법리적으로 풀어봤습니다.

법무법인(유한) 바른의 소재현 변호사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Q: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환불하고 싶습니다. 환불이 가능한가요?

A: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르면 극장 측의 귀책사유로 상영이 지연되거나 중단된 경우에는 입장료를 환급받을 수 있으나, 영화 상영이 시작된 이후 소비자의 사정으로 환급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극장 측이 환급해줄 의무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는 보는 것은 극장 측이 특정한 시간대에 특정한 영화를 상영관에서 상영하고 상영관이라는 공간을 대여하는 계약을 고객과 체결한 것과 같습니다. 이때 영화의 재미라는 주관적 요소는 계약조건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설사 영화가 재미없더라도 불완전이행 등과 같은 채무불이행이 발생 되었다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예정된 시간에 해당 영화가 상영된 이상 고객이 영화가 재미없다는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여도 극장 측이 환불을 해줄 의무는 없습니다.

Q: 몰래 상영관에서 영화를 녹화하다가 직원에 의해 발각됐습니다. 이럴 때 어떤 법적 처벌을 받게 되나요?

A: 영화는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영상저작물'에 해당하기 때문에 영화상영관 등에서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녹화기기를 이용하여 녹화할 경우 저작권법 제104조의6(영상저작물 녹화 등의 금지)에 위반됩니다.

따라서 사례의 경우 저작권법 제137조(벌칙)에 의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이와 별도로 저작재산권자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영상저작물 녹화의 경우 저작권법 제137조 제2항에서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녹화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처벌될 수 있으므로 영화관에서는 실수로라도 녹화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고객이 영화관 매점이 아닌 외부 마트에서 사 온 음식을 상영관에서 먹겠다고 하는데, 제지할 방법이 없나요?

A: 공정거래위원회는 2008년 8월 주요 복합상영관 사업자들이 상영관 내 매점에서 판매하는 음식물과 재료 및 성질이 유사한 외부 음식물에 대하여 반입할 수 있도록 시정 권고를 내렸습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영화관 내에서 외부음식 반입은 가능합니다.

다만, 모든 음식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고객 안전에 위해가 될 수 있거나 △강한 냄새로 인한 불쾌감을 줄 수 있거나 △극장 내 청결 유지에 방해가 되거나 △상영관 내 소음 발생이 될 수 있는 음식은 영화관별로 반입을 금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부 마트에서 사 온 음식이 위와 같이 반입을 금지할 수 있는 음식일 경우 제지가 가능하지만, 상영관 내 매점에서 판매하는 음식물 유사한 것이라면 제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Q: 영화관에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하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A: 동물보호법 제22조(맹견의 출입금지 등)는 명견의 경우 특정한 시설에 출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일반적인 반려동물은 자연공원법 제29조(영업 등의 제한)에서 공원관리청이 자연경관 등을 보호하기 위해서 반려동물의 입장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법적 제한은 없습니다.

따라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사람이 밀집한 장소의 반려동물 출입에 관한 사항은 각 업소에서 임의로 정한 지침에 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특별히 반려동물의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 한, 반려동물 동반 입장은 다른 관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려울 것입니다.

Q: 상영관에 늦게 입장한 고객이 상영 종료 후 10분 정도 놓친 부분을 보고 싶다고 합니다. 극장 업자에게 이럴 의무가 있나요?

A: 첫 번째 사례에서 본 것처럼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영화가 상영 시작된 이후 소비자의 사정으로 환급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극장 측이 환급해줄 의무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고객이 영화를 예매한 것은 고객과 영화관이 미리 특정한 영화에 대한 상영 시작 시간을 계약조건으로 하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정된 시간에 영화가 상영된 이상 극장 측은 계약을 이행한 것이고 고객이 상영관에 늦게 입장한 것은 고객의 사정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극장 측은 고객이 놓친 부분을 보여줄 의무가 없습니다.

법률 자문해 주신 분…

▲ 소재현 변호사

제5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근무하다가 2022년부터는 법무법인(유한) 바른 소속 변호사(공정거래팀)로 활동 중이다. 주로 공정거래‧금융자문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전면개정된 공정거래법 조문별 판례와 내용」(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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