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최근 국내외 경제 여건을 돌이켜볼 때 한국경제가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성태 총재는 이날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석달째 2%로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측면을 고려했을 때 향후 1~2년이 지나더라도 예전의 경제 구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나 지난해 연말이나 올초에 비해 확연히 개선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기의 하강 속도가 근래에 들어 완만해졌다는 것과 관련, "당초 예상됐던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시간이 갈수록 우리 경제가 이같은 상황까지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경제상황이 상당히 나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 또한 어렵지만 지난 4~5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는 한국경제에 닥쳐올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게 아니냐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국내 외환시장의 특징적인 모습인 환율 변동성 확대와 관련,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꼭 수출 측면에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총재는 "금융위기 당시 1500원까지 육박했던 환율과 1300원, 1200원대로 낮아진 환율이 수출에만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환율이라는 게 가격 변수라는 점에서 경제 각 분야의 현상을 반영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제기하는 수출 측면에서의 접근에 아닌 종합적인 판단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즉, 수출이라는 입장에서만 환율을 보면 안되고 물가나 여러가지 측면에서 환율 변동의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