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연체율에 허덕이는 은행…대출빗장 더잠근다

입력 2023-07-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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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가계대출 다시 급증
신용대출 점수 작년 말보다 쑥
일부 인뱅은 저신용자 중단도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까지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문턱을 높이면서다.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한 데다 고금리 기조와 연체율 상승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들이 대출 빗장을 더욱 걸어잠글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22.6점으로, 지난해 말(903.8점)보다 18.8점 높아졌다.

같은 기간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가 취급한 일반신용대출의 평균 신용점수는 896.3점으로 지난해 말(840.6점)보다 55.7점 높아졌다. 5대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의 평균 점수는 827.6점으로 지난해 말(806.2)보다 21.4점 올랐다.

은행들이 연체율 등 건전성을 관리를 위해 보수적인 영업을 이어나가면서 평균 신용점수도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체율 등 건전성이 악화하다 보니 신용대출보다는 담보대출 비중을 높이거나, 가계대출보다는 기업대출 영업에 힘을 주는 건 사실”이라면서 “신용점수를 인위적으로 손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착시효과로 안정적인 수치를 보였던 은행 연체율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4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월 말(0.33%) 대비 0.04%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가계대출 연체율(0.67%)은 전월 말(0.59%) 보다 0.08%p 뛰었다.

일부 인터넷은행은 연체율 관리를 위해 저신용자 대출을 아예 막았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5월까지 신용점수 650점 이하에 대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5월 기준 인터넷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6.21~7.23%로 시중은행(5.12~5.57%)에 비해 상단이 1.6%p가량 높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신규 연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4월 말 기준 0.85%로 지난해 이후 꾸준한 상승세다. 같은 기준 전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0.34%)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한은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이자부담 증가 등으로 신규연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연체차주의 채무조정이 늘고 연체채권 대손상각이 지연돼 연체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신용대출 금리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들의 대출 수요가 적어진 영향이라고 봤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계속 줄고 있다”면서 “고금리 속에 대출 여력이 남은 차주들이 대출을 받다 보니 신용점수 평균이 높아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 금융권의 주담대는 7조 원이 늘어난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조1000억 원 줄며 19개월째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코로나19 대출 상환 유예 조치 종료로 연체율 등 건전성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은행들의 보수적인 영업은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보수적인 영업을 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대출 상환 유예 조치 종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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