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들, 2800억 원 규모 홍콩 빌딩 대출 손실 위기

입력 2023-07-1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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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에셋자산운용, 펀드 자산 80~100% 상각 예정
투자자들 90% 안팎 손실 불가피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 국내 투자자들은 이 빌딩에 약 2800억 원을 대출했는데 원금 대부분을 날릴 위기에 놓였다. 연합뉴스
국내 금융기관들이 4년 전 홍콩의 한 랜드마크 오피스 빌딩에 빌려준 2800억 원 규모의 대출금을 대부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18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고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의 80∼100%를 상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법인 등 국내 투자자들은 90% 안팎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미래에셋증권 등 투자자들은 2019년 6월 중순위(메자닌)로 해당 빌딩에 당시 환율 기준 2800억 원을 대출했다.

미래에셋증권이 2500억 원어치의 펀드를 조성해 국내 기관들에 판매했다. 또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자체 자금으로 200억∼400억 원씩을 투자했다. 한국은행 노동조합, 우리은행 초고액 자산가들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운용은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맡았다.

현지에서 금리가 오르면서 보증을 선 홍콩 억만장자가 파산하고, 빌딩 가격이 급락하자 선순위 대출자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도이체방크가 권리를 행사해 빌딩을 매각했다. 이에 중순위 등 나머지 투자자들은 지금 회수가 어려워지게 됐다고 연합뉴스는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당 빌딩은 개발자가 대출에 대한 지불을 하지 못한 후 2020년 채권자들에 압류됐다. 이후 여러 차례 처분을 시도한 끝에 아시아 중심 투자회사인 PAG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부동산 그룹 메이플트리인베스트먼트가 올해 1월 약 56억 홍콩달러(약 9122억 원)에 인수했다. 이는 2020년 9월 매각하려 했던 143억 홍콩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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