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복지, 정권 바뀌어도 연속성…사회 신뢰로" [사회서비스 고도화로]

입력 2023-07-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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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 "복지제도 이해하려면 노동, 환경, 교육, 경제 함께 봐야"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독일·스웨덴 공동취재단)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는 스웨덴 복지제도 발전 배경에 대해 “진보정당이 들어서든, 보수정당이 들어서든 (정책이) 지그재그 갈지자로 가지 않는다. 연속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연혁 교수는 지난달 12일 스웨덴 스톡홀름 주스웨덴 대한민국대사관에서 진행된 보건복지부 및 한국 공동취재단과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 겸 스톡홀름 스칸디나비아정책연구소장인 최 교수는 1988년부터 35년째 스웨덴에 거주 중이다.

스웨덴의 사회서비스 공급체계는 2006년 이후 큰 변화를 겪었다. 보수정당연합의 집권으로 대대적인 사회서비스 민영화가 단행됐다. 2010년대 들어 서비스 저질화 등 민영화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2014년 진보정권 재집권을 초래했다. 다만, 진보정권은 사회서비스 공급주체를 공공으로 되돌리는 대신 품질 관리에 집중했다. 보건사회서비스조사단(IVO)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서비스 품질을 평가했다. 그 결과로 공공·민간의 경쟁체제가 구축됐다. 정권이 교체돼도 서비스 공급주체만 바뀌었을 뿐, 전반적인 복지체계는 유지됐다.

정책의 일관성은 국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 집단면역 실험에 대해서도 “나중에 국정감사 같은 조사가 있었는데, 그때 정부가 제대로 정책을 쥐고 이끌었어야 했다는 지적은 있었다”며 “하지만, 스웨덴의 민주주의를 시민들이 이해하고 있고, 정부도 그 당시엔 최선을 다했다는 믿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웨덴의 복지제도를 이해하려면 노동, 환경, 교육, 경제 등 모든 분야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평등의 경우, 어떤 아동학자는 아동권리를 최대한 보장해주기 위해 부모가 함께 길러야 한다고, 성평등이 아닌 아이 정서발달 차원에서 접근한다”며 “전반적으로 개인 삶의 질, 인권 등에 초점을 맞추니 한국과 다른 모습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평등 정책도 같은 맥락이다. 최 교수는 “여성 사회진출이 늘면서 거기에 맞춘 가족정책들이 만들어졌다. 여성이 아닌 아동을 위한 것”이라며 “노동시장에서 성차별을 줄이는 것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를 줄이는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아빠 육아휴직 할당제, 여성 군복무 등도 성평등보단 모든 국민에 같은 권리를 주고, 같은 의무를 부과하는 측면이다. 그 결과물로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촘촘한 사회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성평등 수준도 높아졌다.

복지정책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국민 조세부담도 늘었지만, 한국만큼 조세저항이 크진 않다. 최 교수는 “한화로 600만~700만 원을 벌면 소득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고, 보너스를 받으면 75%를 세금으로 낸다”며 “그럼에도 사회가 유지되는 건 세금을 낸 만큼 자기 세대에 보장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고, 궁극적으론 사회를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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