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상반기 ‘역대급 실적’ 예고…하반기 리스크 관리 ‘집중’

입력 2023-07-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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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지주 상반기 순익 9.4조 전망
작년보다 4.4% 높은 ‘반기 최대’
금리인상 막바지‧조달비용 확대
연체율 올라 충당금 부담 악재도
“리스크 관리 등 수익다변화 집중”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지난해 최대 실적을 낸 주요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연체율도 높아지면서 하반기에는 호실적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9조 3589억 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 실적 시현을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8조 9662억 원) 대비 4.4% 높은 수준이다.

2분기 당기순이익(지배주주순이익 기준) 전망치는 4조 459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 4825억 원)보다 0.5% 감소했지만, 우려에 비해 선방했다고 보고 있다.

지주별 당기순이익은 KB금융지주가 1조3473억 원으로, 지주 중 가장 높아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낼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1조1867억 원), 하나금융지주(9921억 원), 우리금융지주(9338억 원) 순으로 전망됐다.

NH농협금융의 2분기 순이익이 7000억 원을 넘으면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은 11조 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NH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9471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 5963억원 대비 58.8%(3508억원) 증가한 규모다.

하반기에는 금융지주의 높은 실적을 견인해 온 이자이익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른 데다 고금리 수신 증가와 은행채 금리 상승 등 조달비용 확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연체율 충당금 부담 등 악재도 있다. 당국은 높은 연체율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경기대응 완충자본(CCyB) 부과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서면서 관련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으로 내놨던 정책금융상품도 하반기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른 적금 상품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 청년도약계좌와 같은 역마진 상품 취급이 대표적이다.

5대 금융지주는 하반기엔 리스크 관리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주들은 이달 중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경영전략 수립에 나선다.

KB금융은 14일 윤종규 회장을 비롯한 지주 및 계열사 경영진 총 2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윤 회장은 올해 전략 방향으로 △핵심경쟁력 및 회복탄력성강화 △글로벌 및 신성장 동력 확장 △금융플랫폼 혁신 △지속가능경영 선도 △인재양성 및 개방적 창의적 조직구현을 제시했다.

우리금융도 14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그룹 성장전략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임 회장은 기업금융 명가 재건과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두고 있다.

농협금융은 20~21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올해 초 간담회에서 “올해는 농협금융의 글로벌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첫 해가 될 것”이라며 중점 추진사업에 대해서는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달 말 전 계열사 경영진이 참여하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신한금융은 7일까지를 ‘신한컬쳐위크’로 정하고 각 그룹사가 경영전략을 논의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3일 신한라이프를 찾아 내부통제의 선제적 강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책무구조도’를 조기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환경이 급변하다 보니 경쟁력 강화와 건전성 점검 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 불확실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경영전략을 다시 설정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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