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코, 공격경영 부산물로 부채 급속도로 증가

입력 2009-05-11 09:40수정 2009-05-1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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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적 사업확장에 부채 증가율 93%...자산 증가 폭 두배 육박

건설ㆍ부동산시장이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지난해 이후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는 엠코(대표이사 김창희 사진)의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 확장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부산물'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부채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른데다 엠코가 확보한 사업이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경계성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건설사인 엠코가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동안 엠코의 총자산은 약 9206억5000만원으로 전년인 2007년(5773억8000만원원)보다 59% 급증했다.

이는 종전까지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제철 등 그룹 내부 일감만 챙기던 엠코가 부동산 시장 불황기가 찾아오자 저돌적인 사업 확보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엠코는 유동부채 5028여 억원과 고정부채 346억4000여 만원 등 총 5374억4000여 만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엠코의 지난해 부채는 자산 대비 58%수준으로, 전년도인 2007년의 부채 2784억 1000만원에 비해 93% 가량 증가한 규모다.

물론 그룹 계열사의 일을 도맡아 하며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이지 않은 만큼 현재까지 엠코의 재정상태는 건실한 편이다.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 순위 23위인 엠코와 유사한 순위의 다른 건설업체들이 평균 1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의 절반 수준인 엠코의 부채상황은 아직 여유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부채 증가속도다.

지난해 1년새 93%가 증가한 엠코의 부채 증가속도는 비슷한 순위내 타 건설사들에 비해 지나치다. 이 추세대로라면 엠코의 총 부채규모는 조만간 10위권 대형건설업체와 유사한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엠코의 자산 및 부채 증가는 급작스러운 사업량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공건설사업 수주시 컨소시엄 참여사 신분에 머물렀던 엠코는 최근 들어 우림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공석이 된 비봉~매송간 BTO 도로 사업 주관사를 인수했으며 사업비 1조5000억원 규모의 영종도 MGM테마파크 시공을 단독으로 추진할 의사를 비치는 등 저돌적인 경영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또 주택사업 부문에서도 인천 도화동과 서울 상도동에서 각각 400세대와 1500세대의 지역조합주택사업의 시공권을 차지하는 등 외형적인 실적 쌓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처럼 급격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만큼 엠코의 부채 증가는 필연적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그러나 엠코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도 수익성이나 안정성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도 엠코의 부채 증가속도를 불안하게 보는 이유다.

실제로 비봉~매송간 BTO 도로의 경우 민자사업 중 최악 조건으로 꼽히는 '부의 재정지원' 조항을 담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조합주택사업의 경우도 시공권을 사업 도중 변경한 것이라 전 시공사의 소송이 이뤄질 경우 큰 어려움에 처할 우려가 있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착공한 베트남 리조트 사업 역시 그룹 계열사인 해비치 리조트의 지원으로 추진되지만 전세계적인 불황에 무리한 사업 추진이란 지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엠코의 경우 아직 절대적인 부채 규모가 큰것은 아니지만 부채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건 주의해볼 만한 일"이라며 "덩치에 비해 실적이 없는 엠코가 실적쌓기를 위해 저돌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사업 내용을 볼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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