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반년 지나도 ‘현재진행형’…수도권 곳곳서 ‘깡통 주의보’

입력 2023-06-2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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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 내 전·월세 종합지원센터가 민원인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발(發)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 이후 반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수도권 빌라(연립‧다세대 주택)를 중심으로 깡통전세 위험이 끊이지 않는다. 하반기로 향할수록 수도권 전체 전세가율은 내림세를 기록 중이지만, 인천 미추홀구와 경기 수원시, 서울 외곽지역 등은 여전히 고전세가율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임대차사이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내 자치구 가운데 빌라 전세가율(최근 3개월 평균) 80% 이상 지역은 중구(85.1%)와 강북구(83.3%), 노원구(97.8%), 서대문구(81.5%), 강서구(81%) 등으로 집계됐다. 중구와 강북구는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전세가율 80% 이상을 기록했다. 노원구는 4월 72.9% 수준에서 지난달 97.8%로 대폭 상승했다. 반면, 영등포구는 4월 82.8%에서 지난달 78.8%로 소폭 하락했다.

특히 서초구와 강남구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빌라 전세가율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서초구는 4월 69.2%에서 지난달 66.7%로, 강남구는 77.2%에서 지난달 65.1%로 각각 전세가율이 하락했다. 반면 송파구와 강동구는 지난달 78%와 75.8%로 전월 대비 큰 변동이 없었다.

아울러 인천에선 지난달 미추홀구(87.8%)와 계양구(86%) 등이 전세가율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경기도에선 수원시 팔달구(94%)와 평택시(94.7%), 안산 상록구(89.4%), 이천시(87.3%)의 전세가율이 위험 수위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수도권 전체 전세가율만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우하향하면서 깡통전세 위험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양새다. 하지만 개별 시군구 단위로 들여다보면 전세가율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달 전세가율은 서울 73.3%, 경기 72.1%, 인천 82.5%로 집계됐다. 3월과 비교하면 서울은 3.5%포인트(p), 경기와 인천은 2.0%p, 1.6%p씩 하락한 수준이다.

실제로 전세사기 관련 지표는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임대차사이렌이 집계한 지난달 전세 보증사고(주택도시보증공사 기준) 건수는 383건으로 4월 287건 대비 33.4%(96건) 늘었다. 경기지역 역시 4월 374건에서 지난달 491건으로 31.3%(117건) 급증했다. 인천은 4월 459건에서 5월 429건으로 6.5%(30건) 줄어드는 데 그쳤다.

또 전세사기 이후 후속 절차로 진행되는 강제경매(임차인·채무자 간 소송에 따라 진행되는 경매)도 대폭 늘었다.

이날 법원 등기정보광장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강제경매 결정등기 신청 부동산(집합건물 기준)은 2173건으로 집계됐다. 3월과 4월에는 각각 1995건과 1780건으로 1000건대에 머물렀다. 강제경매 결정등기 신청 부동산이 2000건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 2346건 이후 반년 만이다.

특히 서울은 지난달 549건으로 4월 대비 66.9%(220건) 급증했다. 인천 역시 지난달 314건으로 전월 대비 66.1%(125건) 늘었다.

수도권 빌라를 중심으로 고전세가율이 여전해 전세금 미반환 위험이 이어지는 만큼 예비 세입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진형 공정경제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전세금 미반환 위험을 줄이려면 전세가율 70% 미만 주택이 안전하다”며 “실제 집값과 전세 거래가를 확인하고 계약할 필요가 있다. 빌라는 여전히 매수보다 임대 수요가 많아 당분간 전세가율 하락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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